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 죽음에 이르는 가정폭력을 어떻게 예견하고 막을 것인가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 시공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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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마음이 철렁하는 제목이다. 그럼에도 올해 가장 읽기 잘 한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은 살인사건으로 이어지는 가정폭력의 실태를 그 내부에서 치열하게 조망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작품이다. 가정폭력은 소수에게만 벌어지는 일 아니냐고? 착각이다. 전세계에서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는 여성이 하루 평균 137명이다. ‘가정폭력은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장 긴급한 공중보건의 문제다.’(32p) 이 책은 모두가 읽어야만 한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자들이 가정폭력으로 죽어간다. 그런데 왜 가정폭력은 공론화되지 않을까? 정말로 가해자와 피해자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까? 저자는 사건의 심장부로 들어간다. 그는 피해자가 왜 마지막에 이르러 가해자를 보호하는지, 잠재적인 살인을 예고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가해자와 피해자의 매커니즘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이야기한다.취재는 폭력적인 남성이 비폭력을 배울 수 있는지, 어떻게하면 가정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까지 이어진다. 그가 집요하게 밝혀낸 현실은 충격적이다. 너무도 많은 여자들이 고통받으며 죽어간다. 너무도 많은 남자들이 ‘폭력적인 남성성’의 지배에 굴복하여 가해자가 된다.



책 전체를 끝없이 관통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가정폭력으로 살해된 여자들을 살릴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다르게도 말할 수 있다. 어떻게하면 집에서 가정폭력을 몰아내고 다시 안전을 되찾을 수 있을까? 먼저 문제의 핵심을 알아야한다. 가정폭력은 결코 사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그러니 부디 모두가 가정폭력의 심각성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이 엄청난 책이 그 시작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가성비’ 높은 공부는 이런 책을 읽는 것이다.’(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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