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속도전이 아니라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나 자신을 다른이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속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멋진 성공을 이루어야 할 것만 같다. 저들은 저만치 앞에서 달리고 있는데 왜 나는 계속해서 뒤쳐지는가? 매일이 조급하고 불안하다. 그런데 여기, 대학 입학도, 취업 준비도, 앵커 오디션도 끝없는 도전 끝에 겨우 성공한 사람이 있다. ‘속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패배자다‘라고 말하는 그는 ‘그럼에도 나의 경쟁력은 한 번에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라고 담담히 고백한다. 꿈을 이루는데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믿음과 기다림이라고 말하는 김경호 앵커의 에세이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뭘 해도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쉽게 얻은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기쁨과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다. 저자는 그동안의 실패와 도전의 역사를 한보따리 풀어놓으며 그럼에도 ‘자기 자신의 속도를 믿고 나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오래 걸린다는 말은 상대적이다. 나 자신과 꿈, 두 가지만 떼어놓고 보면 속도의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계속해서 꿈을 품고 살아간다는 한 가지 옵션만이 남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단 한 순간도 꿈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는, 게다가 꿈은 가능성과 상관없이 소망할 수 있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는 힘이 있다. 그런가하면 책 속에서는 소심하고 낯가림 심한 사람의 사회생활 경험담도 만나볼 수 있다. 저자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직접 겪은 일화들이 솔직하게 수록되어 있는 만큼 무척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싫은 소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신나게 읽을만한 구절들이 가득하다. 일방적인 조언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소탈하게 풀어내고 있어 좋았다. 그러니까 책의 전반부에는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이, 후반부에는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이 담겨있는 셈이다. 유독 마음에 남는 구절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바뀐 세상이 무엇을 요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스스로 꿈에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는말.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 같아 좌절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격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