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3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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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쓰기 세번째 책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저자의 책은 전부 주저없이 구매한다. 데일듯 뜨거운 저자의 사유와 문장은 나로 하여금 끝없이 배우고 공부해서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 아마 저자의 책에는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 중 가장 많은 밑줄과 가장 많은 메모가 적혀있을 것이다. 때로는 수긍하고 때로는 반박한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다짐은 항상 같다. 어떤 삶을 살든 읽고 쓰는 것만이 살 길이다. 어제의 나를 오늘의 내가 갱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번 책에는 스물 일곱 편의 서평이 실려있다. 책의 서두에 실린 ‘또 다른 창작, 서평‘이라는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창작으로서의 비평, 예술로서의 비평을 지향하는 나는 서평과 그 외 글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본문 다시쓰기가 아닌 창작이자 새로운 이야기로서의 서평을, 글쓴이의 또렷한 입장이 담긴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과연 내가 그의 서평을 찾아읽는 이유도 새로운 책을 알기 위함이 아니라 글 자체에 담긴 사유 때문이 아니던가. 같은 책도 누가 읽느냐에 따라 그 감상과 해석이 달라진다. ‘독후감은 개인의 맥락에서 읽혀야 한다. 다시 말해 서평을 쓴 사람은 한 사람의 독자일 뿐 독자를 대변하는 길잡이가 아니다.‘(220p) 책을 읽고 난 뒤에 그것을 나의 것으로 온전히 체화하고 내보내는 과정이 나에게도 필요함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저자의 ‘편파적인 독서‘는 인간의 몸과 고통, 권력, 젠더에 관한 사유와 글쓰기로 이어진다. ‘정치적, 이론적, 학문적으로 다른 어떤 언설보다 세련되고 앞서 있으며 상상력조차 뛰어넘는 참신한 문제의식과 질문을 던지는 사상 체계‘(146p)인 페미니즘을 기반으로 그가 써내려간 글은 그 자체로 ‘공부‘가 된다. 사실 최근 몇 달간 나는 기존의 통념을 뒤흔드는 ‘전압이 높은 책‘을 의도적으로 회피해왔다. 단적으로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책들. 구체적인 개인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은 더없이 크지만 그만큼 거리두기가 어려워 몸과 마음이 고통스럽다. 그런데 이 서평집을 읽으면서 다시 치열하게 읽고 쓰기를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대로 읽고 내 언어로 써야 한다는 생각. 물론 나에게도 공부의 출발점은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이야말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이며 내가 가진 인식의 틀을 계속해서 부수고 확장시키는 가장 멋진 도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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