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드롭박스에는 ‘보물창고’ 폴더가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준 칭찬과 응원과 찬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캡쳐해 보관해둔 폴더다. 처음에는 힘들때 찾아보면 기운이 날 것 같아서 모아두기 시작했는데 막상 살펴보려니 부끄럽고 낯간지러워서 몇 번 열어보지 못했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김신지 작가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읽으면서 왜인지 나의 보물창고 폴더가 자꾸만 생각났다.이 책은 기록하는 방법을 하나씩 소개하는 에세이다. 책을 읽다보면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오름과 동시에 세심하고 다정한 저자의 문장에 위로받게 된다. 기록 덕후인 나로서는 동지를 만났다는 기쁨에 읽는 내내 들뜬 마음이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기록 방법과 아카이빙 방법도 알게되어서 당장 적용해볼 생각에 신나게 읽었다. ‘나를 기록하기’를 넘어 ‘사랑하는 것들을 기록하기’로 이야기가 진행될 때는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고. 이보다 친절하고 다정한 기록 에세이가 있을까 싶다. 기록해야지 마음만 먹고 작심삼일인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기록 예열을 시작해보시길 권한다. 챕터마다 기록 연습과 사진이 함께 실려있어 당장 기록을 시작해볼 수 있다. 일상에 치여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이라 읽을 책을 평소보다 까다롭게 고르고 있는데도 무척 좋았던 책이다. 좋은 문장들을 모아두는 문장수집은 이 책을 두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오늘의 ㅎ은 바로 이 책. (그게 무엇인지는 읽어보시길 호호)www.instagram.com/vivian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