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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 빅토리아 알렌의 생존과 가족, 특별한 믿음에 관한 기록
빅토리아 알렌 지음, 박지영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식물인간이었던 소녀가 패럴림픽 수영 금메달을 따고, 미국 최고의 스포츠 채널에 입사하고, 끝내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두 다리로 걷기까지 했다. 살아있는 기적, 빅토리아 알렌의 자서전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꾸며낸 이야기도 이처럼 극적일 수는 없겠다. 이 세상에 기적이 어디 있느냐며 미심쩍은 마음을 품고 책을 읽기 시작한 나지만, 이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기적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이에게 주어지는 선물임을. 이 책은 기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결국 빅토리아 알렌이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또한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신하는 이 말이 명백한 진실임을 빅토리아 알렌의 삶이 증명한다. 진짜 위기는 자기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할 때 온다. 4년 만에 식물인간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빠르게 되찾으리라 다짐하며 스스로 ‘잃어버린 것들이 되돌아오게 만들었다‘. 그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가 아니라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당장의 할 일들을 해치웠다. 기적이라 불리우는 모든 성과들은 그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그는 그저 스스로를 믿고 해야할 일을 했다.
그러나 기적을 이루었다고 해서 그의 삶이 장밋빛으로 물든 것은 아니다. 문제 상황은 끝이 없다. 그의 경우, 식물인간에서 깨어난 뒤에도 통증은 계속되었고, 금메달을 딴 뒤에는 장애 등급 부적격 판정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고, 걷기가 가능해진 뒤에는 오랫동안 ‘생존자의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고통과 절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뿐이다. 빅토리아 알렌은 언제나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저항하고, 정복하는‘ 것을 택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예상치 못하게 태도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 기적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빅토리아 알렌의 기적은 그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을 떠올린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키는 용기와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오.˝라는.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바꿀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키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특히 각자의 힘든 상황들 속에서 기적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뜻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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