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무한대의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뇌에 임플랜트를 심어 누군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면? 달리던 열차의 시간이 2600만배정도 느리게 흐른다면? 일본에서 가장 핫한 SF작가라는 한나 렌의 첫 소설집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에는 각양각색의 소설 여섯 편이 실려있다.수록된 소설들이 제각기 뚜렷한 색을 가지고 있어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표제작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이다. 이 소설 속에서는 누구나 무한대의 현실을 넘나들며 산다. 생각하는 것만으로 현실을 휙휙 바꿀 수 있다니 설정부터 얼마나 매력적인지. 게다가 당찬 소녀들이 등장한다는 점, ‘나로부터 우리까지‘를 말하고 있는 이야기라는 점도 좋았다. 그 외에 기억에 남는 작품은 사랑 이야기 아닌 사랑 이야기 ‘미아하에게 건네는 권총‘, 저속화를 소재로한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가 있다. 책 전반적으로는 ‘감성SF‘라는 말에 걸맞게 어딘가 몽글몽글하고 말랑거리는 느낌도 있다. 묘한 지점에서 감정을 건드리는 매력이 있달까. 때문에 정통 SF 팬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저자가 작가이기 이전에 SF소설을 사랑한 덕후였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많이 읽는 사람은 결국 쓰게 되는 걸까.) 일 년에 한 두편 쓰는 작가라 이번 책도 데뷔 후 9년만에 나왔다고. ‘옆 나라에 사는 천재‘(정세랑 소설가의 추천사에서)여 얼른 다음 책을 주세요.www.instagram.com/vivian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