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작. <올리브 키터리지>의 올리브가 돌아왔다. 그동안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쓰이고 또 읽히는 동안 올리브의 시간도 유유히 흐른 모양이다. <다시, 올리브>에서 우리는 노년의 올리브를 만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왜 이토록 큰 울림으로 다가올까. 아마도 평범함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것이어서겠지. <다시, 올리브>속 인물들은 모두 세월에 조금씩 마모된, 나름대로 행복하며 또 나름대로 불행한 이들이다. 그래서 자꾸만 마음이 가고, 자꾸만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지금‘을 살아가는 그들은 인간답다. 우리의 곁에 살아 숨 쉬는 이들같다.

책 속에서 올리브와 주변 인물들의 생의 후반기를 다루며 자연스럽게 노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숨 가쁘게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삶이 20대에, 30대에, 40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결국 우리가 이루어가야 할 것은 누구보다 빠른 성공이 아니라 의미 있는 생의 마무리가 아닐까. 미루지 말고 바로 지금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것, 그리하여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끊임없이 불완전하고 그렇기에 계속해서 성장하는 올리브의 노년을 함께하며, 나는 이 소설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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