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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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해인 마을 소녀들은 백일장 대회에 나갈 한 명의 대표를 뽑기로 한다. 서로의 글을 읽고 그 중 가장 좋은 글을 쓴 사람이 학교 대표가 되기로. 강화길의 <다정한 유전>에서는 이들이 썼음직한 여러 편의 작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비슷한 세계관을 가진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있다보니, 처음에는 이야기의 불연속성 때문에 한 호흡에 읽어나기기가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계속해서 읽어나갈수록 이야기들이 서로 조금씩 연결되어있음이 느껴졌다. 이야기 속의 여성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지만 전부 어떤 식으로든 다른 여성들과 닿아있다. 기억, 읽기, 쓰기, 바느질 등등. 실제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맺는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짧은 이야기들에는 끝이 없다.



<다정한 유전> 속 여성들은 어떤 식으로든 읽고 쓴다. 해인 마을의 소녀들이 쓰기를 결심하듯, 그들이 쓴 소설 속 인물들도 대부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이 처럼 읽고 쓰는 일은 결국 ‘연결’이 된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책 속의 세계들이 느슨하게 연결되듯, 작가의 세계(쓰는 이의 세계)와 독자의 세계(읽는 이의 세계)도 함께 연결되고야 만다.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아래의 구절을 계속 되뇌이고 있다.



‘이렇게 읽어도 되는 걸까? 이렇게 개인적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나는 혼란스러웠어. 너무 내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어떤 마음 때문에, 나는 너희의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라면, 나는 이걸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 방식으로 우리가, 몰랐던 마음들이 만난다면, 그것으로 나는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리고 새로운 것을 읽을 수 있겠지.’(72p)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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