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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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꼭 소설이나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창작물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요즘 말처럼 마음이 웅장해지고 싶다면 마루야마 겐지의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가 도움이 되겠다. 저자가 말하는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가 본인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뿌듯함에 그렇지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다가 얼마 가지 않아 경악하고는 마지막에 이르러서 ‘이 정도까지 했는데 소설가 안 되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 싶어질 것이다. 혹여 소설가(창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이라면 저자의 확신있는 문장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는 조건이 있다. ‘문학 따위는 유치해서 얘깃거리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예술가 유형의 성격 파탄자다. ‘폭탄같은 성격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작품을 완성‘(27p) 할 수 있는 사람들. 여기까지만 읽어도 본인이 과연 그런 사람일지 의문이 들겠지만 더 읽어보자. 사실 이 책은 작법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소설가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루에 몇 시간만 소설을 쓸 것,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고독을 견딜 것, 오직 집필로만 생계를 유지할 것 등등. 요약하자면 작품만을 생각하고 작품으로 말하고 다시금 작품에 몰두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대로 했는데도 잘 안풀린다면? 그런 흔들림까지도 의연하게 헤쳐나가야 비로소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처음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황당했다. 아니 정말 이렇게 할 수가 있나? 그리고 곧이어 휘몰아치는 다음 생각. 이렇게까지 했는데 소설가 안 되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 저자의 말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는 결국 끝까지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원점이다. ‘소설가가 소설 집필에 전념해야 한다는 이 최소한의 상식이 이상적이거나 금욕적으로 보인다면, 당신이 진짜 노리는 것은 소설이 아닌 것에 있으므로 펜을 들기 전에 이렇게 자문하십시오. ‘정말 소설을 쓰고 싶은가?‘하고.‘(9p) 결국 답은 전부 자기 자신 안에 있다. 소설이든 그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앞서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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