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2004년 작고하기 전까지 손꼽히는 미국의 지성인이었던 수전 손택. 문화 비평, 소설가, 연극 영화 연출 등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을 나는 오랫동안 동경해왔다. 그의 자기 연출적 면모를 알면서도. 다니엘 슈라이버의 <수전 손택 : 영혼과 매혹>은 그녀를 둘러싼 의견들 중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그간의 행적을 깔끔하게 따라간 평전이다. 수전 손택의 강점이었던 에세이의 특징과 문학에 대한 그의 동경, 냉소적이고 과장되었던 제스쳐까지 가감없이 서술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의 문장의 논조가 담담하고 정확하여 읽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수전 손택에 대한 균형잡힌 글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은 좋은 선택일듯하다.비평 에세이 한 편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31살의 수전 손택. (그녀가 SNS 세대의 인물이었다면 어땠을까 잠시 상상해보았지만 곧 그만두었다.) 복잡하고도 매혹적인 인물. 매일 책과 영화와 연극과 전시 등 거의 모든 문화를 향유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녀. 질병의 고통 앞에서도 삶을 향했던 ‘투사’였던 그녀. 모든 것에 동기부여가 되고 있지 않은 요즘, 매 순간을 삶에 대한 열정으로 불태웠던 수전 손택의 일생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