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차일드 (리커버 에디션) 옥타비아 버틀러 리커버 컬렉션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옥타비아 버틀러의 어둡고 축축하지만 말미에 이르러서는 빛의 온기를 느끼게 되는 소설들.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이 해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에는 백인 남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젠더가 존재하며 심지어는 인간조차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안도감이 든다. 특히 각 소설들마다 집필 경위를 설명한 작가의 말이 있어 좋았다. 불필요한 오독을 막고 싶다는 작가의 마음일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표제작 ‘블러드 차일드‘다. 외계 생명체의 생명 존속을 위해 숙주가 되는 남성 주인공의 이야기다. 주인공 시점에서 전개되는 소설의 분위기는 조금은 잔인하고 혼란스럽다. 현실 속 가부장제와 여성에게 일임되는 임신과 출산의 경험을 풍자한 소설로 읽히기도 한다. ‘특사‘도 꽤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지구를 식민화한 외계 존재와의 중간자적 역할을 맡게된 노아가 일자리를 구하는 인간들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설명한다. 노아는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인간들을 실험하는 외계 존재와 다 알면서도 같은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인간종에 대해 말한다. 역시 인간이 가장 잔인한가.



이 책에는 두 편의 에세이가 함께 실려있다. 옥타비아 버틀러가 작가 지망생이었던 시절을 회고하며, 또 출판을 위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쓴 글들이다. 앞에 수록된 소설들 만큼이나 꼼꼼하게 읽을 가치가 있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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