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신(타투)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개의 문신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새겨나갈 예정인 사람으로서 도저히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소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스물 여덟의 화인은 목 뒤를 살짝 타고 올라오는 살라멘더 문신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발견한 쉰 네살의 상무는 화인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다. 그런 그녀를 구해주는 것은 선배인 시미다. 이를 계기로 화인에게서 문신술사의 명함을 받은 시미는 문신 스튜디오를 찾아가기에 이른다. 소설 속에는 화인을 비롯해 자신들의 구원투수로 문신을 지니고 있는 여성들이 제법 등장한다. ‘피부와 동시에 심장에 새겨지는‘ 자신만이 아는 상징, 문신. 그리고 문신은 그들의 간절함에 응답한다. 구병모식 환상이 펼쳐지는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문신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쩌려고 그러느냐,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내 대답은 처음 문신을 새겼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나에게 문신은 갑옷과 같으며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내 몸이 하나인게 아쉬울 뿐. 그런 나이기에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또한 문신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점만으로도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자신과 다른 세대의,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화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공감과 연대로 함께하는 시미의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모습은 상무를 비롯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온갖 가부장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세대, 공감, 연대,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