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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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지만 자금난으로 미스테리 전문 서점에서 3년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주인공 하무라 아키라. <녹슨 도르래>는 40대의 여성이자 탐정인 하무라가 노부인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시작된다. 언제나 그랬듯 착수금 때문에 조사에 응했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복잡한 가족사에 휘말려버린 그녀. 하무라는 의도하지 않았으나 꼼짝없이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장편 미스테리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초반에는 가늠조차 하기 힘들었던 사건이 점차 하나씩 해결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노부인을 조사하던 탐정 하무라는 의도치않게 그녀의 대변인을 맡게 되고, 몇 달 전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소년 히로토와 그의 할머니 마쓰에와 가까워지게 된다. 그러나 이들 가족에게는 복잡한 가정사가 숨겨져 있었고, 하무라가 이를 파악해내려는 찰나 집에 불이 난다. 이후 히로토 가족을 둘러싼 겹겹의 미스테리가 점차 밝혀진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프로페셔널한 탐정 하무라의 모습이다. 하무라 탐정 시리즈는 일상 속 미스테리를 다루는 ‘코지 미스터리‘지만, <녹슨 도르래>에서만큼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하드보일드‘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하무라는 히로토 가족에게 들이닥친 비극들을 가까이에서 함께 겪으면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다친 몸을 이끌면서도 혼자서 묵묵히 사건을 해결하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준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집주인에게 쫓겨나 서점 2층에서 잠들게 되더라도 탐정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었다.



<녹슨 도르래>는 시리즈 중 한 권이기는 하지만 책 초반에 주요 내용이 잘 설명되어 있어 단독으로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한 권의 잘 짜여진 미스테리 소설. 앞서 읽었던 <조용한 무더위>와는 사뭇 다른 결의 작품이라 연달아 읽었는데도 새롭고 재미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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