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임 - 오은 산문집
오은 지음 / 난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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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인의 두번째 산문집 <다독임>. 다독임이라는 말에 한참을 멈춰있었다. 표지에 실린 사진 속 곰인형을 보고는 사촌동생의 동그라미 인형 솜사탕이 생각났다. 사촌동생과 나는 기운이 빠질 때마다 ‘솜사탕 파워‘가 필요하다며 저녁 내내 솜사탕을 꼭 껴안고 있고는 했다. 내가 평소보다 힘들어하는 날에는 사촌동생이 나에게 살금살금 다가와 솜사탕을 안겨주기도 했다. 포근함, 어린아이, 인형, 천진함, 다정함, 그리고 <다독임>.



이 책을 읽으면서 시인의 다정함에 큰 위로를 받았다. 이는 바로 문장의 결에서 느껴지는 다정함이었는데, 실상 문장은 쓰는 이의 마음을 드러내므로 나는 시인의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받은 셈이다. 글의 주요 소재는 시인이 일상속에서 귀기울여 관찰한 것들과 경험한 것들로, 그는 자신의 깨달음과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예술작품을 멋들어지게 열거하거나, 온갖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시인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쓰여진 글들이라 더욱 좋았다. ‘말‘짓기와 ‘태도‘짓기에 집중한 글들이라서 더더욱!



나는 122페이지의 여백에 ‘이 책은 따뜻한 봄날의 오후 2시의 햇살같다‘고 적었다. ‘무뎌지지 않는 새로운 일상, 오은의 글‘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아주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것,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놓는 것, 그리하여 세상만사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 -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바로 이것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다독임과 다정함이 필요한 이들, 햇살의 따뜻함이 필요한 이들, 일상 속 새로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독임>을 권한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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