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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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그리고 <대도시의 사랑법>의 박상영 작가의 첫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제목부터 심금을 울리는 이 책에서 저자는 녹록치 않은 직장생활과 소설가로서의 이중생활을 폭로하며 야식과 다이어트간의 끊임없는 투쟁을 고백하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다이어트를 결심한 적이 있다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책.



언젠가 인터뷰에서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까지 카페에서 소설을 썼다던 저자의 일화를 읽고 경악했던 적이 있다. (아니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이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에세이를 읽고 조금 안심했다. 저자가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결심하고 번번이 실패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그도 보통 사람(?)임을 확인했다. (다행이다. 나만 한심한게 아니어서.) 오히려 저자는 그 당시 자신은 매일 무너져있었노라고 고백한다.



그동안 저자의 소설에 매료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솔직함 때문이다. 어떤 때는 지나치게 자조적이고 그래서 유머러스한 문장들과 그 문장들이 그려내는 주인공들이 좋았다. 그런면에서 이번 에세이 또한 거침없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된단말이야?‘싶을 정도였다. 정신없이 끌려들어가 읽게 되는 마법.



이미 제목에서부터 눈치챘겠지만, 이 책은 다이어트를 키워드로 하고 있음에도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실패담에 가깝다. 그리고 저자가 풀어나가는 직장생활의 애환, 남의 살에 가타부타 말을 얹는 사람들, 저자의 어린시절, 뉴욕 여행, 그리고 사주원정대 이야기! 정신을 차려보면 낄낄거리며 웃다가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더 빠른 속도로 더 멀리‘가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가당치도 않은 미용체중에 맞춰 스스로를 혹사시키라는 것이 아니라 몸와 마음을 챙겨야 한다. 현실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루가 또 다른 하루를 살게 할 것이므로. 지금 이 순간 나는 ‘엄청 나태하면서 동시에 무섭게 성실한 이상한 사람‘인 저자의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리며,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와 오늘을 살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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