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여름 2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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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약간)



2권도 정신없이 읽어치웠다.



모두의 예상대로 캐머런은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기독교 캠프에 들어간다. ‘하나님의 약속‘은 동성애 매력 장애를 교정하기 위한 단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모두의 예상대로 캐머런은 이미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저는 스스로를 동성애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제가 그저 저라고 생각할 뿐인걸요.˝) 성정체성이 교정하고 말고 교정되고 말고의 무제가 아니라는 것 또한. 그런 그녀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 ‘하나님의 약속‘에 들어가게 된 것은 자신을 부정하고 숨기는 일에 너무 지쳤기 때문이고, ‘선의‘로 무장한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위해‘ 강제한 행동이었기 때문이고, 10대 소녀로서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 곳에서 캐머런은 제인과 애덤을 만난다. 그들과 헛간에서 몰래 대마초를 피우는 시간들 덕분에 캐머런은 지워져가는 자신을 붙잡는다. ‘자기 자신을 혐오하고 경멸하게 만드는‘(202p) 캠프의 프로그램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낸다. 제인과 애덤, 캐머런은 서로를 규정짓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묵묵히 옆을 지켜주는 관계다. 어쩌면 이들이 자기혐오의 구덩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을수록 캐머런이 의구심을 가질지언정 스스로를 혐오하지 않는 인물인 것이 정말 좋았다. 사랑하는 이들이 나에게 죄를 지었다고, 악마가 씌였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캐머런이 부모님의 죽음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밖의 다른 것들은 그녀에게 크게 상흔을 입힐 만큼 영향력이 없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냉소로 무장하곤 하는 캐머런이지만 자기 자신은 자기 자신일 뿐임을 알고 있는 그 모습은 강인하고 아름답다.



캐머런의 반짝이는 10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그녀의 여름. ˝네가 지금 누구든, 그냥 있는 그대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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