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직물이 어떻게 세계와 역사를 바꾸었는지 13가지의 이야기로 소개하는 <총보다 강한 실>. 원제는 ‘Golden Thread‘인데 오히려 ‘총보다 강한 실‘이라는 제목이 책의 테마를 관통하는 제목 같다. 아기자기한 표지도 마음에 들고. 하지만 무엇보다 깔끔한 구성이 가장 좋았다. ‘직물‘이라는 소재 아래 묶인 13가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먼저 읽을 수도 있고 흐름이 끊겨도 쉽게 다시 돌아가 읽을 수 있다. 이야기 안에서도 짧은 글이 여러편 이어져있는 점도 좋았다. 실제로 며칠동안 마음이 심란할 때 조금씩 나누어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소개된 13가지 이야기 모두 흥미로웠지만 이집트 미라에 대한 이야기, 패스트 패션과 공장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평소에도 린넨 소재의 옷을 좋아하는 편인데, 19세기 이집트에서 린넨이 시체와 조각상을 감싸며 청결과 신성함을 상징했다니! 린넨 옷들을 조금 더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집트 미라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연구진들이 미라를 훼손시킨 장본인이었다는 문장에서는 그야말로 아연실색했다. 새로운 발견에 급급한 현대인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



또한 최근 패션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패스트 패션과 공장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세계 2차대전 당시 레이온 공장에서 강제노역을 하던 이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각종 질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너무 끔찍했다. 지금이라고 많이 달라졌을까 생각해보면 글쎄, 그렇다고 확실히 답을 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합성섬유는 자연을 파괴하며 인간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사실도 이제서야 주지하게 되었다. 아, 소비자인 우리는 옷을 구매할 때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 또한 ‘왜 옷은 사도 사도 또 사고 싶을까‘를 매 시즌 외치며 옷 구매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소재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오래 입을 옷을 사야겠다.



역사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으레 시기별로 구분되는 딱딱한 책일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 책은 ‘직물‘이라는 한가지 테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13가지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구성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읽는데도 전혀 부담 없이 재미있었다. 이런 역사책이라면 계속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환영!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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