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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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신기한데?’하고 읽다가 ‘오 연애 소설이군’을 거쳐 ‘왜 난 애기장대 얘기를 계속 읽고 있는거지?’에 다다르게 되는 본격 식물 로맨스 소설, 미우라 시온의 <사랑 없는 세계>. ​

서포터즈 활동이 아니었다면 먼저 읽어볼 생각은 못했을 것 같은 종류의 책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자가 식물학 연구에 대해 굉장히 집요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애기장대. 일본 식물학 학회에서 상도 받았다니 말 다했다. 그렇다고 학술적인 내용이 어렵게 나열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모토무라를 중심으로한 식물 연구원들의 연구 상황이 치열하게 그려져있다. ​

또한 기존 가지고 있던 로맨스에 대한 통념을 부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여전히 사회통념적으로 사람과 사람간의 사랑이 (특히 이성애)필수이고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곤 하는데, 저자는 식물과 사랑에 빠진 모토무라를 그려내며 다른 방면의 사랑도 분명히 존재함을 통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말도 뻔하지 않아 좋았다. ​

자기 일에 푹 빠져사는 모토무라의 모습만큼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그것을 향해 돌진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에게 ‘연애는 언제’라거나 ‘결혼은 언제’로 시작되는 (무례한) 질문을 한다면 그녀는 당신을 조소하며 자신은 사람과 연애하거나 결혼할 필요가 없음을 분명히 말해줄 것이다. 그녀는 그녀 자신으로 완전하며, 사랑에 빠진 식물들과 함께이므로. ​ (*서포터즈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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