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이장욱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와 어떻게 이렇게 쓰지?‘ 이장욱의 소설을 읽을 때면 위와 같은 부러움 섞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번 소설집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총 아홉 편의 단편이 실린 이번 소설집에는 엉뚱한 소녀에서부터 갓 등단한 시인, 복화술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자가 등장한다. 각 소설마다 서로 다르고 또 새로워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이야기 주머니에서 한 편 한 편 꺼내 읽는 것 같았다.
그중 한 편만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표제작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이다. 갓 등단한 시인이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올리는 한 여성 블로거를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블로거는 시를 교묘하게 수정한 채로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시인은 그 시들을 그대로 발표해 명성을 얻는다. 일단,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자신의 시를 발견하는 시인이라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나 또한 오랫동안 여러 블로그를 운영해왔고 또 다른 이의 블로그를 종종 둘러보기도 하는 사람이기에 남의 일 같지 않아 쫄깃한 마음으로 읽었다. 블로그에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자 시인이 전전긍긍하며 조급해하는 장면이라니. 결말이 화룡점정이니 꼭 읽어보시기를!
그런가하면 <빌리 밀리건>을 처음 읽었을 때와 같은 놀라움을 느꼈던 ‘복화술사‘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이며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는 ‘크리스마스 캐럴‘도 기억에 남는다. 능수능란하고 유려한 글솜씨와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감있는 구성에 감탄하며 읽었다. 그의 글을 더 읽고 싶다. 문학동네 블로그에서 읽은 편집자의 글소개에서는 ‘문학 천재‘라며 저자를 소개했는데 그 표현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