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로써 최진영 작가의 단행본을 모두 읽었다. 하나만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구의 증명>이다. (그 다음은 근소한 차이로<해가 지는 곳으로>) 이 소설, 사람이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그만 먹어버리겠다는데, 이토록 아름다워도 되는 걸까.



남자와 여자. 구와 담. 함께일 때 완전한 그들. 연인, 혹은 또 다른 나. 이 지리멸렬한 생을 함께할 단 한 명의 동반자. 두 사람.



그런데 구가 죽었다. <구의 증명>은 구를 꼭꼭 씹어먹으며 상실을 견디는 담의 이야기다. 구가 살아있었으며 구와 담이 사랑했다는 증명이다. 그리하여 종내는 구와 담이 진실로 하나가 된다.



둘이서만 완전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구와 담의 세계를 무너뜨린 것은 사회다. 돈이다. 빚이다. 가난이다. 구를 죽인 것은, 담을 홀로 남긴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다. 구와 담은 아주 아주 천천히 하나-사랑의 세계에서 둘-고독-상실의 세계를 지나 다시 하나-사랑의 세계로 돌아온다. 180여 쪽에 걸쳐서.



나는 너의 구, 나는 너의 담, 나는 너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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