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스트 러브 ㅣ 소설Q
조우리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라스트 러브>는 해체를 앞둔 여성 아이돌 그룹 ‘제로캐럿‘의 이야기다. 그룹 멤버들의 이야기와 이들의 팬 ‘파인캐럿‘이 쓴 팬픽들이 번갈아 진행된다. 이야기는 해체를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단독 콘서트 ‘라스트 러브‘가 열리던 날을 기점으로 한다. 팬픽은 내지가 무지갯빛 색지인데 일곱 편 모두 섬세하고 다정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 아티스트(f(x), 아이유 등)의 곡이 각 팬픽의 제목인 것도 인상 깊다.
대중은 보이는 것만을 믿고 아무런 이유 없이 선의와 악의를 품기도 한다. 그 대상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예인, 그중에서도 데뷔 전부터 팬덤을 형성하기도 하는 아이돌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라스트 러브>에서는 데뷔 일화부터 멤버 교체, 해체를 앞둔 시점에서의 심경을 아이돌 멤버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무대 위 화려한 모습 이면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개인적인 사정들은 각자만 아는 것들이니. 소설이 아니라면 또 어떻게 타인의 상황과 감정을 유추해볼 수 있을까.
아이돌 그룹의 팬이라면 남 일 같지 않은 소설일 것 같다. 특히나 여성 아이돌들의 여성 팬들이라면! 짧은 순간일지 모르나 - 아이돌과 팬의 사랑은 진실한 것이라고, 진짜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특정 아이돌의 열렬한 팬이었던 적은 없었지만, 요즘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 아이돌들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또한 한때 아이돌이었고 지금은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의 팬이기도 하니, 팬으로서의 복잡다단한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나도 조금은 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몇 년 전 이희주의 <환상통>에 이어 아이돌과 팬, 팬이 가진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조우리의 <라스트 러브>.
www.instagram.com/vivian_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