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산뜻하고 건조한 문체. 가볍지 않은 사건. (그래서 더 기괴하다.) 통쾌한 전개. 공포스러운 마지막 문장. 뭐지? ​

연년생 자매 경아의 죽음을 파헤치고 복수하는 수아의 이야기 <마르타의 일>. 경아가 마리아라면 수아는 마르타다. 그러나 굳이 성경속 마리아와 마르타를 몰라도 술술 읽을 수 있다. 잘 읽히는 소설이다. ​

SNS 셀럽이었던 경아의 죽음. 너무나도 달랐던 경아와 수아였지만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존재한다는(존재했었다는) 사실만큼은 동일하다. 이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마치 끝없이 계속되는 굴레처럼, 벗어날 수 없는 현실처럼 독자를 경악시키는 마무리(직접 확인하시기를!). 그때문인지 수아가 묵묵하게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경아의 복수를 하는 장면들은 일견 통쾌하게 느껴지지만 어딘가 찝찝한 뒷맛을 남긴다. ‘이거 현실이야.’라고 누군가 무섭게 쏘아대는 것처럼. ​

저자의 전작 <채공녀 강주룡>을 인상깊게 읽었던 독자라면 <마르타의 일> 또한 제법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아쉽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저자의 다음 소설이 궁금해진다.) 일단 한 번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힘들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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