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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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영화 <오! 루시>(2017)를 떠올리던 참이었는데. 오늘 막 읽은 소설이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혼자서 삶을 꾸려가는 서른살의 여성 엘리너. 그녀는 매일 같은 옷, 같은 루틴으로 일상을 꾸려가며 일주일에 한 번 엄마와 전화하는 것을 빼면 만나는 사람도 없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녀가 일반 사람들하고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계속 읽어보니 엘리너는 실제로는 깊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음에도 자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나야?)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술술 읽힌다. 전반부는 블랙코미디인가 싶을 정도로 웃으며 읽었다. 엘리너가 갑자기 락 뮤지션이 자신 일생의 사랑이라고 선언하며 기행을 펼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망의 중반부. 엘리너는 우연히 직장동료 레이몬드와 함께 이웃 노인을 돕게 되는데, 이때부터 그녀의 일상이 조금씩 달라진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과 선의를 알게 된 엘리너는 점차 스스로 세운 벽을 허물게된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반전. 엘리너의 과거.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엘리너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서서히 어루만지며 결말로 나아간다는 점이다. ‘단번에 해결!’이 아니라 조금씩, 서서히. 한 사람이 제대로 치유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문제를 인지하고 스스로의 편이 되는 것이 가장 먼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변의 사람들과 전문적인 도움 또한 필수적이다. 이 책이 그 사실을 간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불현듯 ‘우리는(아니, 나는.) 소외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스스로에게든, 타인에게든, 사회에게든. 소외가 아닌 연대가 필요하다. 나 자신부터 스스로에게 단단한 사람, 더 나아가 주저없이 타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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