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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마음동호회
윤이형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와 너무 좋잖아! 첫번째 수록작이자 표제작인 ‘작은마음동호회’를 읽고 생각했다. 역시 윤이형. 기다린 보람이 있다. <러브 레플리카>에서의 SF적 상상력과 기민한 현 이슈들에 대한 탐구, 그리고 과하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마지막 노을빛같은 따스함까지.
저자는 선함을, 선함의 힘을 믿는 사람같다. 이번 단편집에 수록된 11편의 작품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저자는 현실을 부정하거나(상실, 여성으로서 겪는 부당함, 남과 다르기에 당하는 차별 등) 완전한 SF적 세계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그 모든 지난한 현실들 위에 담담하게 차곡차곡 작은 마음을 쌓아올린다. 한 편 한 편 작품을 읽어갈수록 더해가는 온기가 느껴진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으로는 ‘작은마음동호회’, ‘마흔셋’, ‘피클’, ’의심하는 용-하줄라프1’,’이것이 우리의 사랑이란다’,’수아’를 꼽겠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과 멸시를 당하는 현실은 지옥이다. 상실로 점철된 현실도 지옥이다.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우리 모두 ‘이어진 마음을 믿음으로써 다시 자신을 믿기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소설집은 그 이어진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다.
‘다만 살아 있다는 것, 그건 그렇게 하찮은 일이 아니었다.
당신들은 우리를 끝낼 수 없다.’(352p,’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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