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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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라는 문구 하나 때문에 샀다. 조해진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으나 나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해 구매를 망설이던 참이었다. 게다가 근래 나오는 소설 치고는 표지도 폰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무광 종이의 질감 정도가 괜찮았다. (다 읽고 나니 짙은 녹음이 더 잘 어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체크무늬 대체 무엇..) ​

아무튼, 아주 쓸쓸하고 외로운 소설이었다. 프랑스로 입양간 문주가 한국에 돌아와 자신을 돌봐주었던 가족을 찾고, 이 과정이 두 여성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주가 우주라는 아이를 품고 있다는 것, 백복희라는 입양간 또 다른 여성의 존재가 얽힌다는 것도 소설의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결국, 소설 속에서 여러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읽는 내내 쓸쓸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문장들이다. 메마른 건조함이 느껴지나 그 뒤에 숨겨진 씁쓸한 감정이 온전히 드러나는 문장들. 의외로 소설을 읽으며 이러한 문장들에 밑줄을 긋는 순간이 가장 좋았다. ​

단순한 진심. 이 단정한 제목같은 소설이다. 쓸쓸하나 온전히 혼자는 아닌, 씁쓸하나 온전히 삼킬 수 없는 것은 아닌. 내 안의 우주와 타인의 우주가 느슨하게나마 연결되어있음을 알기에 단순해지는 그저 진심. ​그 진심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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