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소프 - 에로스와 타나토스 현대 예술의 거장
퍼트리샤 모리스로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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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꿈이 있다면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기 위해 뭐든지 해야 한다.”



나에게는 사진집을 사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가장 맥을 못추는 종류의 사진은 여성 초상과 꽃을 찍은 것들이다. 꽃 사진을 미친듯이 찾다가 로버트 메이플소프를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를 다룬 다큐영화 메이플소프(2016)를 보고 그가 금기시되는 에로티시즘를 다룬 작품들로 유명세를 얻은 작가임을 알게되었다. 남성 누드, 동성애, 사도마조히즘들 다룬 작품들 말이다. 패티 스미스의 <저스트 키즈>를 읽고 메이플소프의 인생이 궁금해지던 차에 이 평전을 읽게 되었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한 인물의 일대기. 솔직히 읽기 쉽지 않았다. 메이플소프의 유년시절부터 주변 인물들, 그의 예술적 성장 과정과 개인사까지 낱낱히 밝혀낼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밝혀낸 이야기들. 시대적 상황과 그의 정체성과 비뚤어진 내면을 참고하더라도 그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메이플소프는 그런 사람이었군, 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을 뿐.



오랫동안 이 책을 붙잡고 있으면서 느낀 것은 씁쓸함이다. 그가 에이즈에 걸려 죽음이 확실시되고 치솟는 그의 주가와 인기. 오늘날에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더 주목받는 그의 인생과 작품들. 생전 메이플소프가 그토록 바랐던 부와 인기가 사후에야 미친듯이 쏟아져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다.



비록 메이플소프는 그의 대표작으로 인정했던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그의 꽃 정물사진과 초상 사진이 매우 좋다. 이건 그의 다른 작품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가 순수한 예술가인지 음탕한 악마인지 논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는 로버트 메이플소프였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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