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1/3쯤 읽었을 때 그만둘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 스물 넷의 아일린을 따라가는 것이 조금 벅차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일린의 일상이 너무나 암울하고 처절한데다 그녀는 그것에 동화되어 망상으로 가득찬 여자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나는 아일린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기 때문에 불편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다 읽긴 했다.
아일린은 미국 외곽의 소년원에서 비서로 일하는 스물 넷의 여성으로 알콜중독자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녀는 비참한 현실을 저주하고 증오하며 매일 탈출 계획을 세운다. 도벽과 스토킹도 일삼는다. 이 책은 노년의 아일린이 스물 넷 그 시절 뉴욕으로 떠나기 전 일주일간을 회고하는 이야기다.
이 책은 오테사 모시페그의 데뷔작으로 당시 펜/헤밍웨이 상을 수상하고 맨부커상 후보로 올라간 작품이다. 수상내역을 차치하고서라고 <아일린>이 독특하게 서술된 작품이자 독창적인 캐릭터라는 건 인정해야겠다. 또한 어딘가에는 아일린같은 스물넷도 있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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