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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랑 ㅣ 나쁜 사랑 3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평점 :
엘레나 페란테의 ‘나쁜 사랑 3부작‘ 마지막권 <잃어버린 사랑>은 엄마의 사랑,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레다는 마흔여덟의 여성으로 두 딸을 이혼한 전 남편에게 보내버린 뒤 휴가를 떠난다. 레다는 해변에서 어린 모녀 니나와 엘레나를 만나고 이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어머니와 두 딸에 대한 회상으로 이어진다.
역자 해설에도 나와있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나폴리 4부작> 생각이 많이 났다. 레누와 릴라가 놀러갔던 해변, 아이들에 대한 그녀들의 태도 같은 것들이. 어쩌면 그 전신이 되는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레다의 생생한 언어가 어쩐지 그로테스크하기는 하지만. 그녀는 출산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어떻게 아이들을 두고 자신의 커리어를 찾기 위해 떠났는지, 왜 다시 돌아왔는지에 대해 파편적으로 서술한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레다는 엘레나의 인형을 훔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말을 계속하면서.
레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결혼과 출산, 육아는 그녀에게 불행과 짐인 것처럼 느껴진다. 두 딸들에 대해 언급할 때는 애정과 함께 어떤 질투, 지겨움, 답답함 등이 함께 녹아든다. 어쩌면 레다는 어머니가 되면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서 남편과 아이를 떠났는데도 결국 그녀는 ‘어머니‘라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 번 어머니가 되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사회는 여성이 어머니가 되면 자연스럽게 ‘모성애‘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레다의 이야기를 읽어봐도 주변의 많은 이야기를 들어봐도 ‘모성애‘는 끝없이 자애롭고 헌신적인 종류의 사랑은 아닌 것 같다. 당연한 것도 아닌 것 같고. 모든 여성은 아내나 어머니이기 이전에 자기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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