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직업 니시카와 미와 산문집 1
니시카와 미와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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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레루‘, ‘아주 긴 변명‘ 등의 감독인 니시카와 미와의 에세이 <고독한 직업>. 영화를 만들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부터 감독 자신의 이야기, 영화 ‘유레루‘ 작업일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창동, 차오밍량 등 동시대 영화인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이 책 한 권에 담겨있다. 이경미 감독의 에세이 <잘 돼가? 무엇이든>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그 쪽이 유쾌한 편이었다면 <고독한 직업>은 어쩐지 쓸쓸한 집념과 사투같은게 느겨지는 에세이였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어쩌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영화계에 입문해버렸다며 다소 능청스럽게 자신과 영화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껴 각본을 쓰기 시작했던 일, 첫 각본을 보여줬더니 엄청난 혹평을 받은 일, 그리고 슬레이트를 제대로 치지 못해 눈치를 봤던 신입 시절의 일 등 그녀의 영화계 입문 시절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쩐지 짠하다. 그러나 매 순간 도망치고 싶은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그녀는 집요하게 글을 써냈고 그것을 영화로 탄생시켰다. 책을 읽는 내내 묵묵하고 담담한 그녀의 태도가 돋보였다.



‘결국 좋아하니까 이 일을 계속 한다‘는 촬영 감독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결국 좋아하니까. 놓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고독하지만 묵묵히 일에 임하는 그녀의 자세를 보고 결국 나도 묵묵히 내 길을 가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싶다. ‘무능한 나 자신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는 나름대로 해답을 가지고 있다‘는 굳건한 그녀처럼, 나도 나만의 해답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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