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마음에게, 안녕
안희연 지음 / 서랍의날씨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경우 여행은 내 삶이 고여 있지 않다는 ‘자기 위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언가를 ‘보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흐르기’ 위한 여행. 백지 위에서는 시로 멀리 가고, 실제 삶에서는 비행기를 타든 기차를 타든 멀리멀리 가서 더 멀리 가기를 늘 꿈꾸는.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자 여행이었다(164p)‘



지난해 안희연 시인의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를 읽고 펑펑 운 적이 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에도 감정 이입을 잘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건 주로 공연 예술을 볼 때의 이야기이고 책을 읽으면서 감정이 북받친 적은 드문 일이라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



안희연 시인이 세계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느꼈던 것들과 직접 찍은 사진들로 꾸린 에세이가 바로 <흩어지는 마음에게, 안녕> 이다. 직접 여행 책자를 만들어 다닐만큼의 여행 마니아. 우울과 명랑 사이를 헤매며 떠나고 돌아와 쓰고 다시 떠나기를 반복했던 시인의 20대.



내게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시인의 문학 여행이다. 폴 발레리, 로르카, 페소아, 사라마구, 전혜린 등을 찾아 떠났던 그 여행. 폴 발레리의 묘지에서 현지인에게 그의 시를 읽어달라고 부탁했다던 일화는 마치 영화같다. 또한 페이지 곳곳마다 들어간 사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도 이렇게 잘 찍으신다고요..?)



여행을 떠나고 싶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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