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 그날 그 자리에 있을 사람에게
심보선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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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선 시인의 첫번째 산문집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시인이 쓴 글들을 3부로 추려 묶었다. 대중들에게 <슬픔이 없는 십오초>, <오늘은 잘 모르겠어>등의 시집으로 유명한 심보선 시인은 사회학자이기도 하다. 그의 첫 산문집에는 삶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예술, 사회 등에 대한 이야기까지 폭넓고 깊이있는 글들이 담겨있다.

사실 주변에서 심보선 시인의 시가 좋다고 하는 이들이 많아서 <슬픔이 없는 십오초>를 살짝 훑어본 것을 제외하고는 그의 시를 찾아 읽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 ‘남들이 다 좋다고 하니 나만큼은 좋아하지 말아야지‘라는 심보를 가지게 되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랬다. (같은 이유로 박준 시인의 신작 시집도 아직 읽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산문집을 냈다는 것이다. 읽고 싶은 책들이 쏟아져나오는 지금. 도서관 신청도서 목록을 작성하다가 ‘읽어볼까‘ 싶어서 끼워넣었다. 내게는 시인의 산문집은 본전은 할거라는 믿음이 있다.

결론은 좋았다! 천천히 읽어야지 싶을 정도로! 저자가 시인이자 사회학자이기 때문인지 글의 균형이 편안하고 절묘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전반부에서부터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날카롭게 바라본 후반부까지 글의 구성도 좋았다. 너무 깊게 사유의 늪에 빠지지도, 너무 딱딱하게 표면만 건드리지도 않는 글들이다. 인상적이었다.

책의 제목이 ‘어설프고 서글프고 어색하고 부끄러운‘이 아니라 다행이다. 또 책을 다 읽고 뒷표지에서 신형철 평론가의 추천사를 발견해 살짝 놀랐다. ‘그를 질투하지 않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그냥 그를 사랑하며 되는 것이다.‘ 추천사의 표현대로 이 책은 ‘명석함과 섬세함의 절묘한 균형‘을 갖춘 보기 드문 에세이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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