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신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아룬다티 로이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나중에도, 이날 이후 이어진 열세 번의 밤 동안에도, 본능적으로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 ‘큰 것들’은 안에 도사리고 있지도 않았다. 자신들에게는 살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미래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461p)

-

아룬다티 로이의 첫번째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소설 그리고 1997년 부커상 수상작. 드디어 완독에 성공했다. 인도의 시골마을 아예메넴이 배경이며 암무와 그녀의 쌍둥이 아이들 에스타와 라헬이 중심인물이다. 영국에서 놀러온 사촌 소피 몰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을 둘러싸고 시간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섞여드는 가촉민-불가촉민, 여성-남성, 영국-인도 등 다양한 대립쌍들이 인상적이다. -

-

어떤 리뷰에서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쓴 것 같은 소설’이라는 평을 보았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 아룬다티 로이만의 언어. 그녀가 5년동안 계속해서 엮어간 실들이 한 뭉치의 온전한 타래가 되었다.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지만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드는 작품.

-

갈 곳도 미래도 없으니 다만 ‘작은 것들’을 붙잡을 수밖에. 사랑할수밖에.


https://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