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슴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24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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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명윤은 옥상의 콘트리트 난간에 기대어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억울함 같기도 하고 분노 같기도 한 격렬한 감정이 끓어오르며, 머리의 피를 일제히 정수리로 몰아 똘똘 뭉치게 했다. 울음의 단단한 핵만으로 이루어진 듯한 그 강하고 차가운 덩어리가 그의 몸을 앞으로 떠밀었다. 난간으로부터 도망치듯 물러서며, 그는 자신이 일종의 고비에 들어섰다는 것을 직감했다.(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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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전작 읽기는 여전히 온고잉중입니다. 작년에 마음먹었을 때는 새해가 밝기 전에 전부 읽겠다는 포부가 있었는데, 연이어 한강 작가님의 작품을 읽기에는 감정적으로 힘에 부치더라구요. 한 작품을 읽고 나서는 구절 구절을 곱씹고 또 넘쳐흐르는 감정을 비우는 과정이 꼭 필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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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1998)>을 읽고 있어요. 집어들기 전에는 유일하게 한 번도 읽지 않은 작가님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앞부분을 읽다보니 예전의 기억이 스멀스멀. 아마 초반만 읽고 그만뒀었나봐요. 이유는 기억이 안나지만요. 지금은 한자리에서 단번에 절반 정도 읽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문장이 참 단정하다 싶다가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푹 들어오는게, 마치 섬세하고 예리한 유리조각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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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문학동네에서 나온 한국소설전집 정말 좋아해요. 커버의 통일성! 다만 저 겉표지를 벗기면 조금 무서운 진회색의 표지가 나와서 도서관에서 빌려읽기는 망설여져요. 하하. 사서 읽는 것으로.. 쪼르륵 모아서 서가에 꽂아두면 참 예쁠 것 같아요. 이 전집 중에서도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여럿 있는데 천천히 읽어볼 계획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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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잘 어울리는 표지. 글.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어요. 그 속에 파묻히고 싶은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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