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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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코미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책도 공연도 아주 무겁고 진득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좋다. 그러나! 앤드루 숀 그리어의 <레스>는 한 편의 이야기가 가볍고 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을 줄 수 있고, 심지어 인권 감수성에 대해서도 탁월하게 다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50살을 목전에 두고 있는 작가 아서 레스는 오랫동안 만났던 젊은 연인 프레디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세계 여행을 떠난다. 결혼식에 가지 않으려고 일부터 온갖 스케줄을 끼워 여행을 하는 이 괴상한 인물 레스는 사실 조금 귀엽다. '바보 사랑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사람이 쓴 글이 얼마나 말랑말랑할지 눈에 선하다. 그러니까, <레스>를 읽은 사람이라면 아서 레스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을 것이다.

'내 요점은 빌어먹을 인생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는 거야. 쉰 살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쉰 살 때를 돌아보면, 씨발 뭘 그렇게 걱정했던 거지?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날 봐. 나는 저승에 있어. 가서 즐겨." (297p)

본인은 단순히 도피하기 위해 선택한 여정이었을지 모르나, 레스는 그 도중에 문학상을 타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서 이 소설은 49살 아서 레스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뭐든 건져갈 수 있다. 웃음이든 교훈이든 사랑이든.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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