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3년에 출간되어 2009년 국내에 번역 소개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10년만에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학생때 처음 소설에 맛을 들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만 줄창 읽어대던 때도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던 차라 개정판이 낯설고도 반가웠다.

-

<편지>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형 츠요시가 교도소에서 매달 동생 나오코에게 보내는 편지를 주요 소재로 한다. 홀로 남은 나오코는 ‘살인자의 동생’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가고,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바로 그 낙인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그런 나오코에게 매달 배달되어오는 형의 편지는 그의 비참한 상황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답게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임에도 술술 읽힌다. 나오코의 굵직한 삶을 따라가기에 늘어지는 부분 또한 없다. 후반부에 나오코가 피해자 가족의 입장이 되어보는 장면, 형의 마지막 편지, <Imagine> 노래까지 결말 또한 참신하다. ‘어떻게 해야 죗값을 치루는지’,’왜 개인의 죄가 가족의 죄로 확장되는지’등에 대한 풀리지 않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

그러나 나오코가 바텐더로 일할 때 손님의 약물강간의 동조자가 될 뻔 한다던가, 몰래 콘돔에 구멍을 뚫는다던가 하는 장면은 더럽고 불쾌했다. 명백한 범죄행각인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단지 나오코가 힘든 상황이니까, 일상의 한 부분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읽혀 상당히 껄끄러웠다. 설령 2003년도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런 장면을 써냈대도 2019년의 번역 개정판에서는 달라져야 하는게 아닐까? -

-

아무튼 재미있게 읽히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는점에서 다시금 게이고는 게이고구나 싶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