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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평점 :
정유정 작가의 신작 <진이, 지니>. 항상 열심히 치밀하게 쓰는 작가로 기억에 남아있는 정유정 작가의 소설이라면 일단 읽고 보자. 무려 ‘따스하고 다정하고 뭉클하다’니. 그간 인간의 악과 심연을 파헤쳐온 작가가 아주 다른 작품을 썼나보다. 어떨까? 반신반의하며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작품은 영장류 연구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진이와 보노보 지니, 그녀들을 구하게 되는 민주 세 인물의 이야기다. 정유정은 인간에 대한 탐구에서 더 나아가 영장류(주로 침팬지와 보노보)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킨다. 작가는 일반인의 이해가 미치기 어려운 지점을 진이와 지니의 교차를 통해 그려낸다.
<진이, 지니> 또한 기존 정유정 작품들처럼 따뜻한 시선과 치밀한 구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그러나 아무리 소설속 장치라고 하더라도 우연성과 판타지성이 과하지 않았나 싶다. 이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배경이 철저히 현대에 기반하기 때문에 무리한 설정에 더욱 이질감이 들었다. 독자가 인간 진이와 보노보 지니 둘 다에게 이입할 수 있을 때에야 이 소설은 진가를 발휘한다고 볼 수 있을 테지만.. 나는 아쉽게도 그 어떤 쪽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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