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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지음, 황보석 옮김 / 문이당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신들의 땅이었던 강은 댐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아 버린 뒤 늙어만 갔다.
아픔과 불타는 것, 살아있다는 느낌- 금기된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감출 수 없었던 소녀는 그녀를 통과한 거센 세월만큼 차가워져갔다.
강의 입구를 막아 더 많은 쌀을 얻은 사람들, 차갑게 그녀를 외면했던 수많은 얼굴없는 사람들은 알길이 없었다.
그 강물이, 그 조그만 소녀가 얼마나 많은 호기심으로 모든 것을 대해왔는지, 얼마나 큰 경의로 모든 것을 모셔왔는지, 얼마나 치열하게 부딪혔으며 얼마나 많은 것을 품고 있었는지,
그저 답답하리만치 느린 속도로 움직이던 그들이 자기 만의 박자를 가지고 살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4개의 강에서, 아니 곳곳에서, 모든 거대한 것 아래 작은 것들의 신이 숨막혀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