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방에서 원래는 내 것이었지만 이제는 남동생 것인양 자리 잡고 있는 노트북을 가져왔다.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은 오질 않으니 이참에 보고 싶던 미드를 보려는 이유였다.
이부자리에 모로 누웠다. 모니터가 잘 보이게 노트북 위치를 잡고, "드롭 데드 디바" 를 다운 받기 시작했다.
내용은 단순하다. 모델 일을 하는 금발머리의 늘씬한 미녀가 교통 사고를 당해 죽었다. 당연히 그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녀의 수호천사는 나이가 8살이나 많고, 뚱뚱하지만 머리는 엄청나게 좋은 변호사 몸으로 들어가게 한다. 거기에 그녀가 일하는 로펌은 죽은 금발의 모델 약혼자가 있는 곳. 날씬한 모델의 영혼을 가진 뚱뚱한 변호사 주인공은 외모가 바뀐것도 불행한데. 곁에 일하는 동료(약혼자였던) 변호사가 다른 여자들과 연애하는 것을 바라보고 어떨땐 상담까지 해줘야 한다. 다행인 것은 자신과는 정반대의 몸이지만 두뇌 또한 정반대라 엄청나게 뛰어난 지능으로 로펌의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
법정 드라마지만 유쾌하고, 발랄한데 박장대소 하는 유머가 아니라 피식 거리는 소소한 재미들로 가득 차 있다.
ㅎㅎ 드라마 소개를 하려고 페이퍼를 쓴건 아니고.
비교적 최근 에피소드를 보다가 마지막 부분에 흘러나오는 노래에 막 감기던 눈이 떠진 까닭이다.
시간을 확인하니 정오가 막 지났다. 음. 야근 후라 지금 자지 않으면 오후에 있을 약속에 늦을텐데....
몸을 일으켜 되감기를 하며 지나갔던 자막에 혹시나 담겨있을지 모를 노래 제목을 검색했다.
그리고 찾았다. ^^
he is we "Happily ever after" (2010)
노래는 단순했다. (듣기에) 장황하지도, 시끄럽지도 않다. 나중에 들은 어쿠스틱 버전은 더 그렇다. ㅎㅎ
he is we ? 원래가 좋아하는 가수. 좋아하는 음악만 골라서 듣는 터라 (딱히 취향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정보가 밝지 않은 나에겐 물음표가 가득한 가수였다. 검색하니 정보도 별로 없는... -->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무엇보다 노래와 함께 친절하게도 같이 번역 되어 나오는 자막에. 그러니까 노래 가사에
이상하리만치 슬퍼서. 그렇게 슬픈 내용도 아니었는데 (가슴이 멍먹)
노래가 흐르고 가사인 자막이 나오는 2분여간 완전히 몰입을 했던 것 같다.
노래에. 그리고 가사에.
<가사중>
작은 수수께끼를 들려줄게. 내 마음속 아주 자그마한 이야기야.
한 소년과 한 소녀가 세상에 한 발 내딛어 키스를 하려고 해.
사실 여기서 웃긴건 말이야 이건 내 이야기거든.
내 이야기의 결말이 좋았으면 좋겠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그 후로도 행복하게 너도 알고 있잖아?
내 이야기는 행복하게 끝이 날까?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어.
그 후로도 행복하게.
몰랐어? 너도 알잖아.
그냥 결말로 건너 뛰자.
궁금하지 않아? 난 빨리 알고 싶어.
이 세상의 작가가 있다면 빨리 알려주세요.
내 이야기는 행복하게 끝이 날까요?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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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누구나 결말이 궁금할 것이고 좋기를 바랄것이다.
나도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나역시 결말이 좋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난 빨리. 결말로 건너뛰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알고 있으니까.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난 지금도. 그리고 아직도 빌고 있거든.
결말을 아는 데도 그 결말이 바뀌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거든.
나와는 다른 마음을 알기에 체념하면서도. 그리 될 줄 알면서도
행여나 나와 같은 마음으로 다른 이를 볼까봐. 보게 될까봐.
가슴이 터질만큼 추한 마음으로 종종거리며 아니길 바라는 주문을 외우거든.
이 세상의 작가가 있다면 알려주고 싶다.
다 좋으니까.
행복한 소년과 소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까.
시기심과 질투로 가득한 마녀만은 안 됐음 좋겠어.
아무렇지도 않은 척. 쿨해지는 것은 바라지도 않아.
그냥 지금도 충분히 엉망인데 더 추해지지 않았으면 해.
그 후로도 행복하게?
그 후로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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