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뜻은 없다.
집에 초는 서랍에 한 가득이고, 엄마는 전기세며 수도세며 청구서를 펄럭이니
늘근 나이에 집에 착~ 달라붙어 생활비 안 내는 죄인으로 (부식비며 샴푸, 린스 기타 등등 돈은 돈대로 들어가지만 티 안나는 까닭에) 어둑해져 전기를 틀 시간이 되면 초를 켜둔다. 최근에 시작한 일이다. 이게 책 볼때나 컴퓨터 할때나 글씨가 보이지 않는 것은 같으나 자판 글씨는 손가락이 본능으로 움직여 불편함이 덜하다. 하지만 책 볼때는 GG.  

 

가지고 있던 스탠드가 맛이 가버려서 평소에 찜해둔 워크 램프를 살까 심각하게 고민중인데. 이게 또 하필이면 품절중이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디지털 홍수 속에서 아날로그가 그리워지는 요즘.
그래서 메일 교환으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두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었나보다.
잠시 어딜 좀 다녀와야겠다. 어디?

.................... 나의 레오를 찾으러. 

 

 

 

 

 

  

네~ 드디어 읽었습니다.


SNS속의 현재에서 이제는 고전이 되버린 이메일. 
읽고 난 뒤 결말에 마음은 멍먹한데 가슴은 이상하게 훈훈하다. 

AW: 
에미. 지금 밤 열시에요. 나한테 오지 않을래요? 택시비 줄게요. (나 사는 곳은 도시 외곽이에요.)
레오.    

저 당분간 찾지 마세요. (찾을 일도 없겠지만)  찾으시려거든 이메일로.
아놔~
누구야 내 가슴이 불을 지핀 사람이.... 죽어가던 연애 세포가 살아나기 시작했어.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1-03-19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버벌 2011-03-19 11:20   좋아요 0 | URL
읽었어요!!!!!!!!!!

다락방 2011-03-19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머그컵에 와인 따라서 마시고있어요.우리 건배해요!
레오와 에미처럼!

버벌 2011-03-19 11:21   좋아요 0 | URL
아아 와인. 레오와 에미처럼! 뒷권도 사셨나요? 전 이대로 상상을 할지 아님 사서 볼지 고민중요.

다락방 2011-03-2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벌님, 저로 말씀 드리자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집의 책장에 한권, 사무실 책장에 한권 꽂혀있습니다. 총 두권이에요. 뒷편 [일곱번째 파도] 역시 당연히 가지고 있지요. 두권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일곱번째 파도는요, 좋아요. 결말도 좋아요. 그렇지만 일곱번째 파도는 새벽 세시를 사랑한 독자들을 위한 작가의 '팬 서비스' 같은 작품이에요. 그러니까 새벽 세시의 결말이 너무나 완벽하고 그 먹먹함을 견디는 것을 그 무엇도 깨지 않기를 원한다면 일곱번째 파도는 읽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저는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일단 일곱번째 파도의 에미는 더 표독스러워지고 더 집착이 심해져서 저 같아요. ㅜㅜ 물론, 그 때문은 아니고,
저는 새벽 세시를 아무때고 펼쳐서 다시 읽어보거든요. 처음부터 읽을때도 있고 중간에 아무데나 읽을때도 있구요. 저는 어느 힘든 하루, 새벽 세시를 다시 읽는데 말이죠, 레오가 미아랑 잔 걸 읽고 나니까 너무 우울해서 견딜수가 없는거에요. 그들이 왜 그랬는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자지 말지, 하는 생각이 저를 미치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 기분 그대로 잠들 수 없다 싶어서 다시 일곱번째 파도를 다 읽었어요. 새벽이 되어버리고 말았죠. 그런데 레오와 에미의 해피엔딩을 그날은 꼭, 꼭 보고 싶더라구요. 어쩔 수 없었어요. 저는 제 책장에 일곱번째 파도 까지 꽂혀있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물론 가장 완벽하고 완전한 결말을 위해서는 새벽 세시를 따로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죠.

버벌 2011-03-20 23:5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읽고난 후 정리가 되었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전 "일곱번째 파도"는 읽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훈훈하지만 조금은 멍먹한 이 마음 이대로 있을게요. 혹시나 뒷 이야기가 미칠정도로 보고프면... 사야지 어쩌겠어요. 저 역시 레오와 미아가 잔 부분을 읽고 혼자 울컥울컥. 포스트 잇을 사야겠어요. 책에 글을 쓴다던가 줄을 긋는것은 딱 질색인데 읽는 내내 표시를 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락방님은 책에 흔적을 남기세요? 아니면 깨끗하게 간직하세요? 전 후자지만. 전자도..... 페르마가 그랬던 것처럼 수수께끼나 써볼까요? ㅋㅋㅋ

다락방 2011-03-21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책은요, 버벌님, 말도 마세요. 흔적 장난 아니에요. 읽고 좋았던 책은 아주 색색깔로 흔적이 남겨져 있어요.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거는 포스트잇도 색색깔로 덕지덕지, 볼펜 형광펜 연필 등으로 밑줄도 덕지덕지에요. ㅎㅎ 사무실에 있는 새벽 세시는 커버도 찢어져 있어요. 하하하하. 최근에는 줌파 라히리 책에 밑줄을 많이 그었네요. 전 막 밑줄 긋고 낙서도 하고 그래요. 포스트잇도 마구 붙이고.

버벌 2011-03-21 11:41   좋아요 0 | URL
제가 책에 구김 남기는 것조차 싫어해서 동생들이 만지는 것도 싫어했거든요. 예전에 군대가면서 막내가 가지고 간 책에 그것도 정말 좋아하는 "내 영혼의 아틸란티스"에 국방부 도장이 쾅 찍혀있어서 완전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녔어요. ㅠㅠ 언젠가. 파이드로스를 읽으면서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되니 밑줄 쭉쭉 그어놓고 다시 보고 그랬더니 동생들이 왜 그러냐고 뭐라뭐라... 교육의 힘이 쿨럭. 지금은 내 책에 조금씩 흔적을 남기는 중인데 언젠가 우연히 다시 들여다보게 되면 보물 발견한 기분이 될 것 같아요. 아마도 다락방님도 흔적이 담긴 책을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 보면 같은 생각이 들까요? ^^ 아 그것보다 웬지 책 돌려보기를 하면서 손을 거쳐간 여러사람의 글이 붙고, 덧 붙여지면 굉장한 보물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거 어디서 시도한 사람 있나요? 카페 같은거 있음 좋을텐데.. 혹시나 그런거 하면 저 락방님 책 첫번쨰요~~ 손손. 줌파 라히리 그저좋은사람 읽다가 지금 잠시 중단중. 왜 전 동시다발로 이책 저책 보는걸까요? 이것도 병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