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중에 선배가 묻는다.

 

"넌 일 그만 두면 뭘 할거니?"

 

작가가 꿈이 아니고 단지 글을 쓰는 게 꿈이었던 내가 몇초의 말성임도 없이 대답했다.

 

"글 써야죠"

 

계속해서 일을 그만두기를 고민하는 선배의 주절거림에 

난 몇년 전 우연히 알게 되어 읽고난 뒤 득템했다는 탄성을 지르게 했던

<코끼리에게 물을> 작가 새러 그루언을 떠올리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책장에서 <코끼리에게 물을>을 꺼내들었다.

쌓인 먼지를 털고, 하드커버를 열어 작가 소개란을 다시 읽었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태어났으며 오타와의 칼튼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한 통계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전문 작가로 일하게 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일자리를 잃고 만다.

그때 그녀 스스로 중대한 모험을 결심하는데,

새 일자리를 찾는 대신 장편소설 쓰기에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난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졸업 후 전문작가로 일하지도 않았으며

10년간 한 직장에 박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적응이란 걸 하고야 말았다.

그러니 중대한 모험을 한 새러 그루언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현실과 타협중인 나는

언젠가는 이라는 말만 되돌이표.

 

무언가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난 잊지 않고 있다.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은지 절대 잊지 않고 있다.

 

참.

<코끼리에게 물을> 은 리즈위더스푼 주연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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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2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 읽고 [코끼리에게 물을] 책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다음번 결제에 꼭 사보겠다고 결심했어요. 책 소개를 보니까 말이죠, 리즈 위더스푼의 상대역은 로버트 패틴슨인것 같더라구요. 저도 다 읽고 나면 탄성을 내지를 수 있을까요?

다락방 2011-01-26 12:06   좋아요 0 | URL
저 그냥 오늘 사버렸어요. 하핫 ;;
버벌님께 땡스투 하고 싶었는데 버벌님 글은 없더라구요.

버벌 2011-01-2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다락방님이 오셨네요 ^^
책을 읽은지는 오래전인데 게을러서 리뷰는 잘 못 써요. ㅠㅠ
그래서 님을 굉장하다고 생각하면서 서재에 자주 들른답니다.
책은 몇년전에 누군가의 댓글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굉장히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미국의 서커스에 대해 새로운 것도 알게 되었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