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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의 위대한 영웅이며 미래의 희망이자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었던 신적인 존재에서 한낱 말솜씨 뛰어난 사기꾼으로 전락한 황우석씨. 그분은 아직도 뛰어난 '원천기술'인 언변으로 세상을 향해 홀로 발버둥치고 있으며, 아직도 그분을 믿는 분들이 존재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제 남은건 광기 뿐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언론, 정부 등 이 사태에 대한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분들은 여전히 사과없이 침묵하고 있지요.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겠지.. 하면서.
그리고, 우리도 반성해야 합니다. 성찰없는 열광만을 행하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폭력이라도 행사할 수 있다는, 영웅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던, '진실'보다는 '국익'을 원하던 모습. 그것이 저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우리 국민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의 거짓을 세상에 드러낸 PD수첩 한학수PD의 황우석 사태에 대한 아주 상세한 500여쪽에 달하는 취재일지입니다.
저또한 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황우석씨를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2005년 12월 15일 PD수첩의 특집방송에 이어 다음날 황우석씨의 해명인터뷰때까지만 해도 '뭔가 잘못됐겠지... 잘나가면 당연히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는거다..'라는식으로 전적으로 그를 믿었습니다만 그후 차차 드러나는 너무나 명백한 사기극에 관한 진실과 무너져가는 영웅의 모습, 혼란과 분열과 광기에 휩싸인 우리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후 황우석 사태에 관한 많은 글들을 읽었습니다. 인터넷상의 많은 글들은 물론이고
월간 신문과 방송(2006.1,2월호), 인물과 사상(2006.2월호), 말(2006.1월호) 등의 잡지들,
'황우석의 나라', '신화의 추락, 국익의 유령', '침묵과 열광', '황우석 사태와 한국사회' 등의 단행본,
검찰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 공식 수사보고서, 황우석신화가 정점에 달했던 시절에 출판된 정말 용기있는 책 '과학은 열광이 아니라 성찰을 필요로 한다' 등등..
이 책은 그러한 책들중에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책에서 재미를 논한다는건 다소 초점에서 벗어난 이야기일수 있겠습니다만, PD수첩에 날아온 한통의 제보로부터 시작된 황우석 사건 취재기(철저한 준비를 통해 극비 물밑조사에서 황우석씨와의 전면대결까지-)는 정말 드라마틱합니다.
무엇보다도 PD수첩 방영분에서 다 볼 수 없었던 '인터뷰 전문'을 볼 수 있다는게 좋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책들이 저마다 특징이 있어서 관심이 있으시다면 모두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황우석사태를 가장 가까이에서 취재한 기록인 이 책이 사건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는 가장 흥미롭고 자세하여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황우석 사태의 충격, 그로부터 얻은 교훈을 잊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