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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영혼이 쉴 수 있는 곳을 가꾸다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나이를 먹어갈수록 주변 자연에 눈길이 간다. 꽃들의 아름다움보다 나무가 주는 평온함이 요즘은 참 좋다. 지금은 여름의 싱그러움과 푸르름이 한창이다. 가을의 색깔도 겨울도 다 자연은 신비롭고 고맙게 느껴진다. 귀촌하신 엄마는 밭에 피망을 심고 피망이 조그맣게 몇개 달린 걸 보고 피망이 사랑스럽다고 하셨다. 언젠가 티비에서 죄수자들이 텃밭을 가꾸며 힐링하고 교화되는 프로를 본적이있는데, 공감이 갔었다.


영혼이 쉴 수 있는 곳을 가꾸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대문호인 헤르만 헤세가 저자다. 정원을 가꾸며 쓴 글들을 신문사나 책에 실린 글을 엮은 책이다. 목련나무를 보고 쓴 글을 읽을때는 내 앞에 목련나무가 있는듯 향기와 촉감의 표현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목련나무는 예전 집 마당에 있었던지라 잘 아는 나무라 이러한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내가 오랫동안 머물며 작업을 하던 집 맞은편에 여학교가 하나 있었다. 약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나와서 노는 학교 운동장이 우리 집 쪽으로 나 있었다. 나는 쉼 없이 일해야 했는데 아이들이 놀면서 내는 소음 때문에 매번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한번 이 놀이터로 시선을 돌리면 얼마나 많은 기쁨과 생활의 활기가 생기는지 말로 표현 할수가 없다. 아이들이 입고 있는 다채로운 색깔의 옷들, 활기 있고 재미있는 눈망울들, 날렵하고 힘찬 움직임은 내 안에서 삶에 대한 활기를 충만하게 해주었다.
하루 중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쳐다보지 않거나 활기에 가득 찬 좋은 생각을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다.
만약 슬품에 잠겨 당신이 가진 것들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이따금 좋은 구절을, 한 편의 시를 읽어보라. 아름다운 음악을 기억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당신의 삶에서 느꼈던 순수하고 좋았던 순간을 기억해보라! 만약 그것이 당신에게 진지해 진다면 그 시간은 더 밝아지고, 미래는 더 위안이 되며, 삶은 더 사랑할 가치가 있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리라!


정원을 가꾸는 그의 손길이 섬세한 글들로 표현이 되었다. 자연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사소한 주변의 것들에서도 깨달음을 얻게 해 준다.
헤르만 헤세가 그린 그림과 사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늘과 나무. 이제 천천히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