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리포트
한국경제특별취재팀 지음 / 은행나무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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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쌀은 공산주의다'

영화 JSA를 보면, 중립국감시단 요원이 조사를 위해 차량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 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논밭 가운데로 난 길을 달리는 차 창넘어로 보이는 사회주의국가 특유의 붉은색 선전판에 흰 글씨로 이렇게 쓰여있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미국과 우주개발경쟁을 했던 구소련에서 '과학기술은 공산주의다'라는 표어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지금은 이런 정치구호를 주서로 쓰는 일은 별로 없는 듯 하지만 만약 지금 상하이에 이런 입간판이 선다면 아마도 이렇게 씌일듯싶다. '돈과 정보통신은 공산주의다'라고.

현실 사회주의체제의 적일것같은 이 두 단어가 현재 사회주의를 견지하는 중국 정치와 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쓰여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인가 하는 질문을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해보아도 답이 안나왔다. 중국사회주의는 이제 더이상 인민들에게 완벽한 의료서비스와 실업급여를 제공하지 않는다. 국가의 몫과 개인이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에 엄격한 선이 그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은 스스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야 하고 이런 새로운 과제앞에 보험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는데, 그럼 자본주의와 무슨 차이가 있는것일까.

이 책에서는
▶98년 7월 1일 홍콩 반환 이후의 베이징과 상하이..
▶현대 중국을 움직이고 있는 상하이방(幇)...
▶보이는 손의 위력(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의 장점)
▶중화네트워크의 핵심-인터넷
▶한국기업의 진출 등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중국의 과거를 보려면 서안으로, 현재를 보려면 북경으로, 미래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라'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상하이는 언제나 중국의 발전모델을 제시해왔다. 이 책은 경제신문 기자들이 현지에 체류하면서 얻은 정보들을 신문에 연재한 것을 책으로 펴낸것이다. 평소 중국에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북경에 치우쳐있는 대륙의 정치경제상황을 '축의이동'측면에서 새롭게 조명해볼 수 있었고, 우리에게 중국이 무엇이 될까 하는 질문들을 해볼수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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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먼나라 이웃나라 3 - 도이칠란트 먼나라 이웃나라 18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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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권 도이칠란트>

유럽의역사.. 민족역사.. 세계사편에서 본..게르만,훈,프랑크.. 의미도 모른 채 달달 외운 세계사의 진짜 내용이 들어있는 재미있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교의 정점에 있는 교황과 마틴루터의 종교개혁..구교 신교의 정치적 태생과 분란들.. 현재 유럽의 지도로 재편된 30년 전쟁, 그리고 신교의 자유.. 2000년간 끊기지 않았던 민족간의 전쟁들, 유대인에대한 증오들, 그리고 민족적 열등감이 낳은 두번의 전쟁..독일이 전쟁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그 이후의 독일의 반성.. 그리고 통일.. 동,서독의 통일에 대해서 내가 많이 몰랐구나..하는 생각과, 독일은 우리에게 정말이지 수업료 없이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교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회에 독일 통일에 대한 책을 좀 읽어봐야 할 것같습니다. 여러가지로 내가 알고 있던 막연한 유럽에 대한 시각을 보정해 준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2권 프랑스>

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에서 두번째로 읽은 프랑스편입니다. 프랑스에 대한 인상은 홍세화씨가 쓴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나 고종석의 '기자들' 등에서 느낀 코스모폴리탄적 도시라는 이미지외엔 별 다른게 없었던게 사실인데요.. 지난 독일편에서와 같이 이책도 프랑스에 대한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 전반에 걸친 친절한 소개와 작가의 평을 싣고있답니다.

내용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랑스사람들이 자국에 대하여 갖는 애국심은 그
땅에서 태어나 그땅에서 죽는다는 이유만으로 갖는 맹목적 애국심이 아니라 역사적으
로 수많은 혁명과 희생을 통해 피지배자들이 단결하여 권력자를 왕좌에서 끌어내 처단
한 경험이 있다는것과 프랑스 국민이기에 얻는 이익이 대단해서 갖는 자신감에서 비롯
된 것이라는겁니다. 프랑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정치적 테러에도 외국의 정치
적 망명자에 그렇게 관대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바로 이 프랑스혁명의 자유 평등 박
애 정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싶네요.

이런 정치사회적 시각뿐만아니라 엥겔지수에 반하는 프랑스 식단, 지방분권인 영국,독
일과 중앙집권제인 프랑스의 역사적 차이, 검약정신, 동물사랑, 학제 등에 관한 재미
있는 이야기들과 덧붙여 기사,상비군,세금,왕권강화,영국의회,나폴레옹에 관하여 즐겁
게 그러나 의미있게 읽을거리(볼거리도)가 많은 책입니다. 상식과 더불어 세계사에대한(특히 유럽사에대한) 시각이 새록새록 넓어져 가는 느낌이 팍팍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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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기업문화
조영호 지음 / 크리에티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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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는 아주대학에서 산업공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다. 그는 이책에서 일과 조직과 인간과 사회를 고민하고, 정말 소중한 자원은 '인간의 열정과 상상력과 지식'이라며 '진짜 인간적인 능력'인 사랑과 꿈과 믿음과 투지라는 가치에 집중한다. 기업은 일인 지배적인 것이어도 안되고, 획일적인 것이어도 안되고, 밀어붙이기식은 더더욱 안되며,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반대도 있고, 실수도 저지르고, 박수소리도 요란하고, 유머도 많은.. 그런것이 되어야 한단다. 조직원들이 이색적인 꿈을 꾸고, 뚱딴지 같은 주장도 하고, 선배들이 한 것을 반대로 해보기도 하는.. 정말 청개구리 같은 그런 조직을 만들자고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광기와 이단이 필요하고,글로벌시대에는 다양성과 융합이 경쟁력이니, 획일화와 권위주의에 도전하는 청개구리 문화를 만드는것이 승리하는 비결이란다. 디지털 이단자들이 상품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고, 매장이 아니라 '놀이공원'을 설계하며 행사가 아니라 '파티'를 연출해 내야한다고.. 기업을 '캠퍼스'로 만들고 조직을 '프로 스포츠팀'으로 변모시키자고 한다. 그의 주장이 기업현실적이지 못하고 강단중심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으나, 정말 깊이 되세겨보아야 할 부분들이 많으며 김빠진 기업에 활력소가 될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책 중 '이카루스 패러독스(Icarus Paradox)'라는 개념을 소개해본다.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그의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만들어준 날개를 달고 날다가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에 태양 가까이 다가가서는 그 날개를 붙인 밀납이 녹아 에게해에 떨어져 죽었다. 이 이야기는 성공이 결국 파멸을 낳고, 가장 소중한 자원이 자신을 망치는 도구가 된다는 역설을 담고 잇다. 수많은 우수기업들도 이런 이카루스 패러독스를 안고 있으며, 기업이 성장단계에 따라서만 변신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고 항상 성공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공이 자만심과 관성을 만들고, 과잉과 폐쇄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극적인 성공을 거둔 기업일수록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쉽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가지 한가지 다양한 주제들로 정말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실험적으로 그대로 적용해 보고픈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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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미사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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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가 만든 루카스아트 엔터테인먼트와 크리스털 다이내믹스의 CEO, GO.com의 CFO, 세계적 매킨토시응용 프로그램 개발사인 클라리스의 공동 창업자..벤처 캐피탈리스트이자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사업가..삭발한 머리로 카우보이 부츠에 청바지, 가죽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몰고다니는 실리콘 밸리의 철학자..이처럼 특이하고도 재미있는 경력을 지닌 랜디 코미사라는 사람이 쓴 책이며 지난번ASP사업 강의때 강사였던 삼성SDS의 김달현 부장께서 소개한 두 권의 책(다른 하나는 [입소문으로 팔아라])중 한권이다.

사업가이자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저자는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신출내기 창업 지망생을 만나 실리콘밸리 게임의 법칙을 설득시키고, 사업을 좀더 구체화하고, 사업의 목적과 비전을 확인시키고, 왜 일을 하려고 하며 해야하는 지에 대한 기업철학을 대화와 이메일.. 그리고 친교를 통해 제시하는 등, 아주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한 젊은이가 funeral.com이라는 사이버 장례용품 쇼핑몰에 대한 사업계획을 가지고 랜디를 찾아 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보안유지각서부터 들이미는 이 신출내기 사업가는 자신이 계획하고있는 인터넷 사업을 구구절절 설명하며 성공이 보장되어있으니 투자하라고 생떼를 쓴다. 랜디와의 수차례의 대화를 통해 이 젊은이는 무엇이 가치있는 일이며, 어떻게 사업화하는 지를 깨닫는다. 그 과정에서 랜디는 자신이 가진 기업철학을 이렇게 피력한다.

1. 사업이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을 펼치는 것, 즉 회화나 조각처럼 개인의 재능를 표현하는 것이며, 캔버스와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사업의 핵심은 변화이기 때문이다. 돈을 쫒아가면 절대로 돈을 만질 수 없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때 나를 지켜줄 만한 목적의식 같은게 있어야 한다. 실패를 한다 하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가치가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2. 기업은 사회를 간접적으로 발전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다. 기업은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으치는 몇 안되는 사회기관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교회는 사양길로 접어 들었고 물질주의에 상당부분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부는 유권자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이제 남은 곳은 회사뿐이다. 사업은 사회를 바꾸고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다.

3. 인터넷 기업들은 대부분 수익 창출은 커녕 수익 자체마저 화제로 삼길 꺼려한다. 인터넷 중에서 어떤 부분이 정말로 가치가 있는 지, 어떤 사업모델이 궁국적으로 수익을 낳을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들 자기가 걷는 길이 비옥한 땅이기를,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그땅을 차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베팅할 따름이다. 결국엔 시장의 선택에 맡긴 채 소작을 계속할 따름인 것이다.

4. 사업을 할 땐 굽힐 줄 모르는 의지는 기본이다. 이성을 뛰어넘어야 하고, 분석이 불가능 할 만큼 정열적이어야 한다. 불확실함을 이겨낼 수 있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민자이건 사업자이건 간에 모험을 감행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야 세상은 변할 수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완전히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미래에 베팅을 한다. 영웅이란 바로 이런 사람이다.

5.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세가지다. 시장의 규모가 큰가,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할 수 있는가, 이런 작업이 가능한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는가..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은 결국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 때문에 팀원은 똑똑하고 지칠 줄 모르는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 경험, 융통성,런칭후 쏟아져 나오는 경쟁업체들에 대해 즉석에서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빠른 지식흡수력, 불확실한 상황과 변화를 두려워하지않는 사람, 창업경험이 있는 사람, 혼란스런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 바로 이런 경험이야말로 실패율을 엄청나게 끌어내릴 수있다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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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먼나라 이웃나라 7 - 일본 1 : 일본.일본인편 먼나라 이웃나라 7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이원복의 지난 '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과는 약간 다릅니다. 유럽편이 이원복 자신이 유학생활을 하면서 부터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야기이나, 일본편은 저자가 수십회의 여행과 자료들로 부터 찾아낸 것이라는군요. 저자는 그것을 '그 안에 살아서 나무는 보고 숲은 못보는.. 일본은 있다,없다 식이 아닌 객관적바라보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수많은 일본관련서들의 저자들이 일본에서 수십년씩 직접 살며 몸으로 부딪혀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을 해석하는 것이었음에도 이원복의 시각과 이해도는 다른 저자보다 탁월한 것같습니다. 세상엔 이런 천재들이 가끔씩 있죠..

저자는 쉽지않은 주제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만화라는 매체를 사용하여 한 문화, 정말 제목과 같은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체면과 수치의 문화,칼,천황,와(和),기쿠바리(氣配り),오타쿠..등에 대하여, 그리고 그들은 왜 그렇게 친절하고, 왜 회사에 그렇게 충성하고, 물건을 잘만들고 하는가..에 대하여, 그리고 왜 그들은 전쟁을 했고, 왜 사과를 안하고, 왜 역사를 왜곡하는가..그렇게 우수한 관리들과 제조력을 가진 나라가 왜 점점 침체되는가..에 대하여, 우리가 흔히 갖게되는 이런 의문들을 단순한 현상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자세한 설명을 해줍니다.

작년 여름 일본여행중에 들른 동경도립박물관에서 전시실 두어개를 가득 채운 칼의 인상이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군요. 그것은 우리 박물관에 있는 것처럼 녹이 슬어 거의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칼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무사의 칼 수 백 여개(..아니 천여개인지도 모른다..)를 전시해 두고 있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약간 어두운 전시실 내부를 할로겐 조명의 날카로운 빛을 받은 칼이 서슬이 퍼렇게 누워 있는 광경을..(사전을 찾아보니 '서슬'이란 단어가 칼의 날카로운 날같은 것을 말한다는 군요)

그 광경이 약간 섬뜩하기도 했거니와 한편으론 뭔가 묘한 매력도 느꼈습니다. 신도(神道)와 무사도(武士道)를 가리키며 일본을 국화와 칼의 나라라고 한 루스 베네딕트가 이해되는 순간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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