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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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의 나눔을 통해 제게 온지는 좀 된 책인데 이제야 읽었네요.
이외수 작가님의 글은 오랜만인데요, 작가 자체로도 바람잘날없이 유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가지를 고려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의 사생활, 정치성향, 사회적인 크고 작은 이슈 등, 알고 보면 그의 삶이라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 군데군데 녹아있었습니다. 그림을 보면 그 작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글 역시도 작가의 성향이 투영되는게 맞구나 싶었습니다.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안다고하죠? 창조물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 어찌 된 되는 일만 신경을 쓰고 살아갈 수가 있겠는가.
/ 가끔은 손해 보는 일도 하면서 살아야 하고 / 가끔은 욕먹을 일도 하면서 살아야지.
/ 다시 그대 앞에 펼쳐지는 월화수목금토일./ 부디 아름답고 보람 있게 보내기를.
-73p

세상을 살아가는 시각에 대한 이야기와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인간성과 양심에 대한 이야기, 이따금 상처를 살풋 어루만져주거나, 입바른 소리를 하며 호통을 치시기도 합니다.

나는 소설을 통해 / 인간이 이런 식으로 / 살아야 한다고 / 주장하는 쪽보다는
/ 인간이 이런 식으로 / 살아도 되겠느냐고 / 물어보는 쪽에 가깝다.
-88p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SNS에 글쓰기를 즐기는 이외수씨 답게
메모하듯 주절거리며 가볍게 쓰여진 기분입니다. 가끔 행해지는 과격한 언사 또한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무게를 무겁지 않게 바꿔줍니다. 자칫 진지해질 수 있는 질문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그만의 화법이 새삼 신선해보였습니다.

젊음은 / 겸손과 결합하면 뜀틀의 발판처럼 / 도약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 허세와 결합하면 미완의 사다리처럼 / 도약을 시도할 때마다 / 불안감을 증폭시켜 주기도 한다.
-215p

최근 개인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을 발견해서 두고두고 곱씹어 보았습니다.
자칫 묻어둘 뻔한 일을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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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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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의 정석인 주인공 성장스토리입니다.
어릴때부터 몸이 약해 잔병치레를 많이 했던 여주인공이 여러가지 부족함에도
왕의 백번째 라니(여왕)로 발탁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왕을 뽑는데 그냥 되는건 아니고 결투를 통해 그 자리를 지켜내야한다는 특이한 설정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왕은 후보들의 무술을 보고 후보자들을 뽑고, 왕 곁의 여왕과 첩들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술실력을 갈고 닦습니다. 사랑을 위한 할렘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서열이 높은 라니까지도 한낱 유흥거리로 전락시키는걸 보니 사랑보다 여자들을 괴롭히면서 정치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의도가 짙어 보였습니다.
여자들에게 처참하고 불합리했던 설정들에 읽는 내내 부들부들 떨렸네요.
덕분에 100번째로 발탁된 라니, 칼린다의 성장이 더 돋보이긴 했습니다.
왕의 권력에 항거하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며 살기위해 칼린다는 반란도 불싸합니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반전스토리가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줍니다.
다 읽고 난 후, 책 뒤편에 2편의 예고가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간략하게나마 스포일러도 나와있고요.
1권만으로도 후속편이 이어지는게 안 믿길정도로 완결성있는 소설이었지만
2편의 예고에 새로운 적과 삼각관계까지 포함되어 흥미가 배가되었습니다.
2편도 기대가 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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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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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영화배우 톰행크스가 쓴 소설 이라는 것때문에 상당히 흥미로웠던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이야기 속의 캐릭터들에게 몰입이 되더군요.
평범한 일상에서 자기들의 삶을 꾸려가는 미국인들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불타오르는 연인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여행, 부푼 꿈을 안고 뉴욕에 온 여배우, 과학적 요소가 섞인 시간여행 등 여러 단편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책의 제목에 걸맞게 이야기 곳곳에 타자기가 등장하고, 이 매력적인 소재로 인해 글은 한층 더 특별함을 갖습니다.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고 제작했던 사람이여서 일까요?
엄청난 반전이 있거나 전에 없던 독특한 캐릭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장면장면을 상상할 수 있도록 충분한 배경묘사와 디테일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영화로 만든다면 영화[포레스트검프]와 비슷한 색이 어울릴 것 같은 내용들이었습니다.
글 자체가 갖는 우직하면서도 솔직한 표현이 작가가 가지는 유명세와는 별개로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게 했습니다. 캐릭터의 행동을 따라가고, 일어난 일에 긴장하고, 앞으로 예상이 맞을까봐 조마조마하게되는, 사람들이 사는 그대로의 방법으로 말이죠.

그림이든, 음악이든, 글이든, 작품은 그것을 만든이의 내면을 드러내게 되어있습니다.
그의 내면이 이렇게 평범하고 소탈하게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끝모를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그 내면을 공감하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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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 - 일본 아르바이트와 일본 취업 그리고 일본 직장인 라이프
김성헌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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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관심을 갖고 일본어 공부를 하고, 워킹홀리데이를 거쳐 일본 취업에 이르기까지
14명의 파란만장한 일본 취업기가 소개됩니다.
현직에서 계속 일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으로 돌아와 번역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현재 살고있는 모습들은 다 다르지만, 일년이상 일본에서 살아본 경험들을 이야기 해줌으로써,간접적으로나마 일본에서 돈을 벌며 사는 생활을 짐작하게 합니다.
일본사람들의 성향, 일본 취업할 때 필요한 것들, 일본어의 수준, 잡인터뷰와 실무 등에 대해 디테일한 부분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 덕에 유난히 눈에 띄는 그들만의 취업문화가 있었습니다.
취준생들이 [자기분석]이라고 하는 철저한 자기 검증을 통해 직업을 선택하고,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지는 강정과 약점을 분석하고, 그것에 맞춰 직업적 성취를 이뤄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켜 비지니스로 연결시키는 거죠.
예를 들어 끈질기게 말을 하는게 장점인 사람은 고객에게 상품에 관해 설명을 끊임없이 해서 고객을 유치해오기 적합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풉니다.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그간 먹어욌던 음식과 재료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 식품기획자를 희망하기도 하고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것에 약한지를 한달동안 철저히 분석해서 인터뷰에 적용했다는 이야기들이 인상깊었습니다.

한국 취준생들은 (점수같은) 합격기준에 맞춰 시험을 준비하는게 익숙해서 자기 적성에 맞지않는 과를 택하거나 일을 하곤 합니다. 목표가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는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대학, 회사 이다 보니 힘들게 들어간 회사도 몇년 다니지 못하고 퇴사를 하거나 오랫동안 한 일에도 이질감을 느끼고 탈출하고 싶어합니다. 60이 넘어서 은퇴를 한 어른들 조차도 꿈이 뭔지, 앞으로 뭘 해야하는지 고민하시곤 하죠. 일본인의 [자기분석]은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것처럼 보였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고 하죠. 자신을 잘 알고 나아가는건 인생에서 굉장한 플러스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취업을 계획하고 계신분들 뿐만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한 분들도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가실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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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가림
어단비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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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그림자를 쫓아 숲을 헤매는 여자, 효주.
과거의 기억을 잃고 숲 속에 홀로 사는 남자, 무영.
숲의 수호자인 나무의 정령 쿤
가끔 나타나 말동무를 해주는 고씨 아저씨와 같은 도깨비 불들

고인의 유산이 필요해 생면부지였던 할머니의 장례식을 찾아온 효주.
바람에 날려간 모자를 줍기 위해 보호의식없이 금지된 숲으로 들어가고, 그림자를 뺐기게 됩니다.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한 남자가 홀연히 나타나 자초지정을 듣고
당장에 사라져버릴 뻔한 그녀를 숲의 수호자인 쿤에게 데려가
오일동안의 유예기간을 얻어 그림자를 함께 찾습니다.

그는 효주에게 표정을 가르쳐달라고 하고, 그녀는 무영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표정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됩니다.
애틋한 마음까지도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는 어떻게 하는 거야?"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

기억의 끈을 놓치않고 종국에는 함께 하게된 그들.
그들의 행복한 결말로 인해 저도 역시 따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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