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파리 한 조각 1
린다 수 박 지음, 이상희 옮김, 김세현 그림 / 서울문화사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2002년에 미국의 아동문학상인 뉴 베리상을 수상한 장편동화다. 동양인 최초로 수상했다. 나는 그동안 왜 못 읽었을까? 작가는 린다 수 박이라는 미국 이민 교포 2세이다. 작가는 부모님이 집에서 영어만 사용하고 정작 자신은 한국에 12세 때 한 번만 와 봤다고 한다. 책을 읽어도 영어권이나 유럽에 관한 것만 읽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 해 주려고 해도 아는 것이 없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작가는 자신의 딸 이름 뒤에는 어머니의 성인 ~~‘을 붙이고, 아들은 아빠의 성을 본 따 .. ~‘을 넣었다고 한다.

 

  원제는 A Single Shard( 하나의 파편) 이다. 미국에서 출간된 책 표지를 보니, 주인공 목이의 소년과 고려 상감청자가 크게 나와 있어 책 내용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주인공 목이는 송도에서 태어나 어느 스님의 도움으로 줄포에 머무르게 된다. ‘목이는 죽은 나무나 쓰러진 나무의 썩은 낙엽 속에서 저절로 자라는, ‘귀처럼 생긴 목이버섯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줄포에서 두루미아저씨와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나고 민영감이라는 도공 밑에서 심부름을 하며 자신도 청자를 만들고 싶어 한다. 줄포 도공이었던 민영감이 궁궐에 상감청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노쇠한 민 영감을 대신해서 궁궐이 있는 송도까지 목이가 상감꽃병을 지게에 지고 간다. 가다가 강도들을 만나지만 목이는 지혜롭고 용감하게 깨진 꽃병에서 나온 상감기법이 드러난 파편(사금파리 조각)을 주워 궁궐로 향한다.

 

  목이는 도자기를 관리하는 왕실 감도관 김씨를 무사히 만나 민 영감의 작품을 보여준다. 그동안 민영감의 실력을 알고 있던 감도관 김씨는 흔쾌히 목이도 줄포로 잘 보호해서 내려가게 해 주고 민영감이 만든 도자기를 왕실에 납품하도록 허락한다.

줄포에 돌아온 목이는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민영감의 부인은 목이에게 형필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준다. 작가는 작품에서 이름을 많이 생각해서 만들어낸다. 형필이란 이름은 민영감의 죽은 아들의 형규에서 돌림자 형을 따온 것이라고 작품에서 나오나, 실제로 작가는 간송미술관의 관장 전형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주인공 목이와 목이를 거두어들여 같이 다리 밑에서 두루미아저씨이다. 그는 목이에게 살아가는 자세를 조근 조근 이야기해준다. 먹을 것이 없어서 시장에서 허드래 배춧잎도 찾아야 하는 가난을 겪지만, 두루미아저씨와 목이는 자신의 존엄을 지킨다. 두루미 아저씨의 말 중에서 인상깊은 구절들을 모아 보았다.

 

- 되돌릴 수 없는 일 때문에 속상해하는 건 어차피 우리 모두에게 시간낭비일 뿐이야. (1,83, 두루미아저씨의 말)

-여행 중에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될텐데... 제일 위험한 대상은 사람일거야. 동시에 네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기댈 수 있는 대상도 사람이고 말이야. (253, 두루미 아저씨)

 

 

목이 역시 어린이지만 너무 성숙된 아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조용히 생각을 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또, 위기에 처했을 때는 지혜롭게 대처한다. 그래서 꼭 '어른 아이'같다.

 

- 완전한 아름다움을 이룬 매화가지가 꽂힌 병, 바로 그 꽃병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되살아났다. (2권 135쪽, 목이)

 

 민영감이 말을 안하고 일만 시킬때 얼마나 당황했을 목이지만 꾹 참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길울게 된다.  목이의 용감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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