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훔친 소년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7
이꽃님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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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집에 심부름꾼 최용의 눈에 비친 1940년대 창씨개명에 대한 서사다.

경성역을 배회하는 거지 군상들을 잘 표현해 냈다.

가방을 훔친 최용과 가방 주인 주학이, 그리고 바뀐 가방.

박진감이 있고, 가방이 누구 것일까? 어디서 바꿔치기 되었을까를 생각하며

읽게 된다.

그렇지만, 조금 눈치 빠른 독자라면 여관집 헛간 같은 곳에 들어와 있는 기영이 형의 선생 정체를 눈치 챌 수있다.

이름을 지키며 산다는 것,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 이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를 작가는 전하고 싶어한다.

기영이의 '이름을 잃는 것은 자기 삶 전부를 잃는 것'이란 말은 우리 말과 글을 쓰지 못했던 일제강점기를 거친 우리 민족에게는 참으로 아픈 이야기다.

요즘 이름을 몇 차례 씩이나 바꾸고, 현 국정농단 사태를 가져온 이들도 있다.

굳이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은 남긴다'란 옛 말을 들추지 않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자기애의 근본 일 것이다.


서사 전개에서 의아스런 점은 갑자기 용이 옆에 주학이가 등장하는 것,

작가는 용이와의 대화를 통해서든지 독자에게 사전 안내가 되었어야 한다.


박진감 넘치는 서사, 여관집 심부름꾼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서술을 잘 했다.

빨리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한다. 단숨에 읽힌다.


그러나 제목이 어색하다.

'이름을 훔친 소년' !

그럼 주인공이 주학이가 되는 것인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단연 최 용이다.

그렇다면 용이가 이름을 훔친 적이 있는가?

주학이의 가방이라 생각하고 훔친 가방은 사실 '창씨개명 반대' 전단과 총이 든 가방이지 않았는가? 

아~ 마지막에 창씨개명 탁자에서 기영이 형의 문서를 훔치기는 하는구나.

그렇다 해도 제목이 참 어정쩡하긴 마찬가지다. 표지의 소년상도 약간 전태일 풍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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