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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럴때마다 나는 친한 친구나 가족의 조언을 구하곤 한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친해서' 그들에게 솔직하게 내 고민을 털어놓지 못한다. 살다 보면 내 주변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취업을 앞 둔 마지막 학기에 나는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무작정 대형서점에 가서 '너, 외롭구나'를 집었다. 김형태의 날카로운 대답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뜨끔했다. 그래도 나는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다는 자만심을 깨주었다. 나의 꿈과 일, 그리고 미래에 대한 시각이 조금이나마 바뀌었다.
2009년,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를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김형태님의 책이 떠올랐고, 묘하게 반가웠다. 김어준과 동일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아침에 빵을 먹을 것인지 밥을 먹을 것인지조차 선택한다. 이런 선택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을 때가 종종있다.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해도 여전히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을 때, 때로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대신 선택해주었으면 좋겠다. 만약 누군가 대신 선택해준다면, 그건은 옳은 방법이 아닐 것이다. 김어준이 말한다. "선택의 누적분이 곧 당신이다."라고.
선택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관념이다. 나, 가족, 친구, 직장, 연인(건투를 빈다의 가장 큰 목차이다.)에 대한 나의 관념에 따라 고민의 형태는 달라진다. 고민이 생기면 짧든 길든 고민을 하고 몇 가지의 방안 중 선택한다. 요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김어준의 생각, 행동, 느낌이 담긴 답변을 읽으면서 서서히 나의 생각도 달라졌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길을 알려주는 것 같다. 말투는 상냥하지 않지만.
고민은 끝났다. 답을 얻었다. 이 단계까지 왔다면 큰 산을 넘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까지다.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며 행동한 적은 얼마나 되는가.
내가 남들보다 조금 아주 미약하게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그것은 빠르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몸짓이 날렵하다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린 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빠르다는 것이다. 행동은 보류한 채, 생각만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정직하지 않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면 더 이상 엉덩이를 무겁게 두지 말자.
김어준이 또 말한다. '겁내지 마. 질러.' 역시 이 말투도 상냥하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