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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들마루의 깨비 ㅣ 작은도서관 12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8월
평점 :
이금이님의 ‘유진과 유진’을 통해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동명이인인 두 유진의 상반된 이야기는 비단 유진의 이야기가 아니라 십년 전에 제 이야기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시절 밤 잠 이루지 못하며 했던 고민을 그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감성적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는 이금이님의 또 다른 작품인 ‘도들마루의 깨비‘를 접했습니다.
이 책은 시골 소년 은우와 모질이라고 불리는 스무 살의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와의 다툼 이후로 집을 나간 은우는 그 누구도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은우가 살고 있는 곳은 외진 곳이라 친구도 별로 없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은우를 위해 자전거 한 대를 사줍니다. 아버지는 은우가 자전가를 능숙하게 타기 바라며 매일 연습을 시키지만 자전거는 은우에게 맞지 않는 큰 자전거입니다. 다리가 깨지고 팔이 까지도록 자전거를 연습하는 은우에게 깨비형이 다가와 자전거를 잡아줍니다. 모두가 모질이라고 부르지만 은우는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아합니다. 둘은 마음의 길이 통하는 친구가 되고, 즐거운 대화, 맛있는 음식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는 비밀을 나눕니다. 떠났던 어머니가 돌아오면서 깨비형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려고 한 일은 못하고 어울리지도 못합니다. 은우에게만 깨비형일 뿐 동네 사람들 눈에는, 특히 은우 어머니의 눈에는 모자란 바보이기 때문입니다. 소리 없이 동네를 떠나버린 깨비형을 걱정하는 은우에게 삼촌은 “깨비는 은우에게 언젠가 다시 나타날 것이이야.”라며 아프리카라는 곳으로 가버립니다. 망가진 자전거 한 대와 함께 깨비형은 “나 자전거 탈 수 있다."며 활짝 웃지만 결국 도들마루를 떠납니다.
어린 은우와 스무 살의 깨비형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의 길이 서로 통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은우가 넘어지지는 않을까 함께 뛰던 깨비형의 모습을 통해 진심으로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졌고, 맛있는 음식을 깨비형과 먹으려는 은우를 보면서 마음에서 우러난 나눔을 보았습니다. 장애인 즉 모질이라는 편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은우였다면 그 둘의 마음의 길은 통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순수한 깨비형을 바라보는 은우 또한 순수했기에, 그들은 친구가 된 것입니다. 도들마루를 떠난 순수한 깨비형을 어디선가 만난다면 우리도 순수한 눈으로 깨비를 보고, 마음의 길을 열어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