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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아고라 - 조선을 뜨겁게 달군 격론의 순간들!
이한 지음 / 청아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국어 선생님께서는 한 달에 한 번 토론시간을 갖고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도록 하셨다. 좋아하는 과자, 연예인, 놀이 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던 우리는 토론시간에는 말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피력하는 것과 나와 다른 입장의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산다. 학창 시절처럼 정해진 날에 토론의 장을 열지는 않지만, 우리는 늘 토론을 하고 있으면 이것을 잘 해야만 한다.
“조선 아고라” 라는 책은 조선 시대에 벌어진 다섯 가지 논쟁(한성 천도 논쟁, 공법 실시 논쟁, 1차 예송 논쟁, 2차 예송 논쟁, 문체반정 논쟁)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한은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논쟁의 자세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 주요인물 소개를 보면 그의 위트를 알 수 있다. 작은 웃음을 자아내는 소개는 인물의 특징을 외우는데 도움이 된다.
어릴 적 딱딱하게 역사 공부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왕과 신하들은 수직관계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안에서의 조선시대의 왕들과 그를 둘러싼 신하들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세력과 권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좋은 법을 만들기 위해 십 년이 넘도록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치열했던 조선의 토론의 장을 엿 보니 역사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 있다.
역사와 토론이란 두 가지 주제는 흥미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재미나게 읽으면서 역사와 토론을 자연스럽게 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