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 - 춥고 어두운 골목에서 배운 진짜 비즈니스
제프리 J. 폭스 지음, 노지양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외국 영화를 보면 신문배달을 하는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며 현관문 앞에 신문을 안착시키는 뛰어난 솜씨를 자랑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탄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아르바이트를 대부분 편의점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신문배달을 생애 첫 아르바이트로 뛴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신문배달이 성공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에서는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열 세살 소년 레인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세일즈'에 대해 설명한다. 책 제목이 의문형이라 책 내용이 그 해답을 찾아가는 다소 딱딱한 내용인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영미 비즈니스북이 그렇듯 이 책 역시 레인이라는 아이의 성장과정을 통해 비즈니스의 기초에 대해 스토리텔링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는 『Rain』이다. 레인메이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소년 레인이 신문배달을 하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 습득한 비즈니스 철학과 세일즈 방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는데 그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다.

진정한 세일즈를 위해서는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라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 입사한다.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중 판매 종사자는 얼마나 될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3월에 취업한 서비스·판매 종사자의 수는 5,491천명으로 전월대비 2만 4천명이 증가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할까? 나는 거의 1년여를 화장품 로드샵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수능이 끝난 직후에 시작한 생애 첫 아르바이트였는데 그만큼 열정적으로 일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나태해지고 꼼수도 늘어나서 하는 일보다 시간을 축내기 바빴지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초기 몇 달간은 열정으로 가득 차서 하나라도 더 많이 팔고 PT를 하려고 바쁘게 뛰어다녔다. 나를 고용한 곳은 화장품 로드샵 매장이었지만 나의 진정한 고객은 그곳을 방문해주는 모든 소비자들이었다. 신문배달원 레인의 고객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듯이.
그건 당연한게 아니냐고 묻는 이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 회사에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돈을 벌어줘야 하는게 아니냐고. 회사가 나를 고용했으니 나의 고객은 회사가 아니냐고. 회사에 이윤을 끼쳐야 내가 조금이라도 더 '능력 있고 쓸모 있는 직원'이 되지 않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답이 아니다. 회사에서는 능력 있는 직원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우리의 고객은 아닌 것이다. 연예인에 빗대자면 소속사이고 학교에 빗대면 동아리와 같다. 일을 즐기려면 고객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아야한다. 판매 종사자의 고민은 고객을 잘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회사에 따라 다르고 같이 일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손님을 잘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다. 당신이 정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라면 선배 동료에게 묻는다고 원하는 답을 내놓는 사람도 없다. 특히 하나라도 더 팔면 자신에게 그만큼의 수당이 떨어지는 인센티브가 걸려있다면 자신의 노하우를 라이벌에게 선뜻 알려주려는 이는 없을 것이다. 어깨너머로 배울 수도 있겠지만 이달의 서비스왕을 노린다면, 자신만의 세일즈 노하우를 만들고 싶은 이들이라면 고객이 누구인지부터 파악하라.
고객이 누구인지 알았다면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할까? 고객들의 성향과 트렌드를 분석해야 한다. 반드시 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능력 있는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 '이 가게에 왔더니 이 직원이 설명을 잘 해주더라.'하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당신을 고용한 회사에게도 이득이고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바노트라는 것을 만든다. 직종이 어떻게 되었든 일을 할 때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노트를 사서 거기에 손님의 성향과 일의 방식을 적는다. 그렇게 한 번이라도 더 적으며 기억해야 대책이 서기 때문이다. 『노트3권의비밀』 서평(http://blog.naver.com/beruell/80121946469)에도 밝힌 적이 있지만 사심이 팍팍 들어간 손님별 유형을 정리해 놓으면 손님을 대할 때 행동패턴이 정립되어 그 어떤 진상 손님이라도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응대할 수 있다.

노력이 없으면 최고의 자리를 얻을 수 없다. 레인이 레인메이커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고객 분석에 있다. 고객이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 레인을 레인메이커로 만든 것이다. 당신이 몸 담은 회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그 일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차게 올라가는 것이 어떨까? 당신의 경험에서 나온 세일즈 아이디어를 결코 얕보지 말고 실천에 옮겨라. 특히 당신 회사에 멘토가 있다면, 멘토에게 의논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문배달을 해야할까?
책 제목이 의문문이라고 당신도 '왜?'라는 생각은 하지 않길 바란다. 레인의 이야기를 읽고 '그럼 나도 당장 신문배달을 시작 해야겠군!'하고 결심했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글쓴이의 의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신문배달을 권유하고 있지 않다. 자신의 가치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진정한 세일즈를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이러한 행동들은 마케팅에서 이런 언어로 불린다고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 얼마나 많은 마케팅이 녹아 있는지를.
이미지 트레이너, 벨류 트레이너 등 다양한 직업들이 성행하고 있다. 취업 강사 역시 요즘 잘 나가는 직업 중 하나다. 왜 일까? 취업난이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에 대해 누구나 고민하고 안타까워하고, 이야기하는 요즘 어째서 대학생들은, 그리고 실업자들은 취업 강사의 수업에 목을 매는 것일까? 바로 그들의 멘토링이 취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취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 다음으로 면접이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보고 뽑는 1차 면접에 합격했다면 남은 관문은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대면 면접 뿐. 하지만 알고 있는가? 이 면접 역시 마케팅의 일환이다. 당신이라는 상품을 면접관이라는 고객에게 판매를 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세일즈해야 한다.
취업 강사들은 쉽게 이야기 한다. "남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어필하세요." 라고. 정말 주둥이를 확 찢어버리고 싶지만 맞는 말이다. 말이라서 쉬울 뿐이지 옳은 말이긴 하다. 어필하라. 세일즈하라. 자신이 그 일을 얼마나 하고 싶어하고, 다른 이들에 비해 얼마나 자신감에 차 있으며 염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능력 있는 사람인지를 어필하지 못하면 세일즈에 실패하게 된다. 자신을 세일즈하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세일즈맨이 될 수 없다. 레인이 가필드 신문배달원으로 일하기 위해 면접 때 어떤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며, 어떻게 대답했는지만 기억해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계획과 약속을 정하라
약속은 중요하다. 남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자신과의 약속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스스로가 나와 약속했기 때문에 약속을 깨도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사람의 인생은 Out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마음가짐부터 바로해야 한다. 레인은 신문배달일을 시작하면서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 10계명처럼 10가지 약속을 정한 것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약속이자 동시에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약속이었다. 레인은 그 약속을 충실히 지키려고 노력했고,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절대 변명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자신의 실수로 신문의 일부분이 분실되거나 찢어진 일이 있었을 때 레인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정성껏 쪽지를 써서 배달했고, 그 쪽지로 인해 레인의 고객들은 일요일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배상은 레인 스스로가 했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고 스타일이 있듯이 일하는 방식 역시 천차만별이다. 선배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을 모방하지는 말아야 한다. 모방한다고 해서 당신이 그 사람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껏 우리는 수많은 성공의 비밀들을 책으로 읽어왔고,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유명인의 유년시절에 공감하며 나와 비슷한 처지를 살았다는 것에 안도하고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에 기뻐했었다. 그리고 에너지를 받아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세상을 겁없이 살아가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는 잊게 되는게 있다. 바로 기초. 기초에 충실하자.

ⓒ 베르엘
E-mail. beruell@naver.com
Blog. http://blog.naver.com/beruell
Twitter. twitter.com/beruell
Facebook. www.facebook.com/hwigyung